"공인의 상궤:이정우 위원장의 경우"

''상대가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폭넓은 사고가 아쉬울 따름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자료사진/노컷뉴스)

12개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총괄하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단단히 화가 났다.


행담도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 자문위원회에 대한 언론 비판에 이어 그런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자신이 썼던 특별기고문도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 7일에는 자신을 비판한 기사를 빌미로 CBS에 출연하기로 했던 약속을 뒤집었다.

이정우 위원장의 7일자 뉴스 레이다 대담(FM98.1MHz 매주 월~토08:00~08:20) 출연약속은 지난 4일 확정됐었다. 당초 9일에 하기로 돼 있었으나 이정우 위원장측의 요청으로 7일로 바꿨던 것이다.


이 위원장측은 지난 1일자 청와대 브리핑에 게재된 "위원회가 희망이다"라는 제목의 특별기고문이 오히려 자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자 CBS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적극 해명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CBS는 편집회의를 통해 통상 두 명이 출연하던 대담프로그램 시간 20여분을 모두 이정우 위원장에게 할애하기로 하고 질문지까지 보냈다. 그러나 4일 오전 이정우 위원장측이 돌연 출연을 거부하겠다고 밝혀왔다. 당일 아침에 노컷뉴스에 게재된 ''기자의 창''을 이유로 들었다.

이날 ''기자의 창''은 이해찬 총리의 ''측근, 사조직'' 관련 발언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인사들이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내용중 이 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아마추어가 희망''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는 부분으로 판단된다.

이에 뉴스 레이다 대담팀과 청와대 출입기자는 ''기자의 창''이 기자들의 생각을 전달하는 코너라는 점, 따라서 데스크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 이 위원장을 비난할 의사는 없었다는 점 등을 해명하며 출연을 요청했다.

이런 노력은 4일부터 휴일인 6일 오전까지 계속됐으나 출연은 끝내 거부됐다. 이 위원장측에선 심지어 기사에 대해 정정보도를 하면 출연하겠다고도 했다.

우리는 ''기자의 창''에 쓰여진 기사가 적절했는지, 표현이 과격하진 않았는지 여부를 따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것은 기사를 쓴 기자의 생각이고 판단여부는 각자 다를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청와대 핵심 참모의 그같은 대응방식이다. ''아마추어가 희망''이라는 언급에 대한 비판은 CBS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국가정책이 ''공평무사, 풍부한 아이디어''로만 가능한 일인가. 그런 차원이었다.

그런데도 ''나를 비판했다면 출연약속은 휴짓조각처럼 취급해도 된다''는 것이 청와대 핵심 브레인의 인식수준이라면 심각하게 생각지 않을수 없다.

일체의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태도로 ''나라의 기틀을 바로 세우는 주춧돌을 놓는 일''을 어떻게 감당해나갈수 있을 것인지 우려되지 않을수 없다.

이 위원장이 특별기고문에서 밝힌 "상궤를 벗어난 경우"는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나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늘 강조해온 ''상대가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폭넓은 사고가 아쉬울 따름이다.

기자의 창/ CBS정치부 김재덕기자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