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역사에 너무 힘썼나' 권순우 "체력은 핑계, 실력에서 졌다"

한국 테니스 남자 단식 간판 권순우. AFP=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52위·당진시청)가 개인 최고 세계 랭킹에 올랐지만 시즌 첫 메이저 대회 1회전을 넘지 못했다. 한국인 최초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회 우승의 후유증이 적잖았다.

권순우는 16일(한국 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650만 호주 달러·약 662억6000만 원)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크리스토퍼 유뱅크스(116위·미국)에 아쉽게 졌다. 풀 세트 접전 끝에 2 대 3(3-6 7-6<7-1> 3-6 6-4 4-6) 패배를 안았다.

지난해 호주오픈 2회전에 올랐던 권순우는 4번째 1회전에서 탈락했다. 권순우는 2021년 프랑스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개인 최고인 3회전에 진출한 바 있다.

지난주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우승의 기운을 잇지 못했다. 권순우는 대회 예선 2차전에서 패했으나 본선 불참 선수가 생긴 행운으로 본선에 출전했다. 16강전에서 세계 랭킹 15위의 강호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 결승에서 베테랑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26위·스페인)을 꺾으며 정상에 올랐다.

권순우는 2021년 아스타나오픈까지 한국인 최다 ATP 투어 우승(2회) 기록을 세웠다. 권순우에 앞서 2003년 1월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이형택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이 ATP 투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권순우는 단식 세계 랭킹을 84위에서 52위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접전이 결승까지 이어지면서 권순우는 호주오픈을 앞두고 휴식 시간이 부족했다. 16강전과 4강, 결승까지 권순우는 풀 세트 경기를 치러야 했다.

호주오픈 1회전도 풀 세트 경기였다. 지난주 시속 210km까지 찍었던 권순우의 서브는 이날 197km가 최고였다. 이날 권순우는 201cm 장신의 유뱅크스에 서브 에이스 42개를 허용하며 고전했다. 권순우는 1, 3세트를 내주고 2, 4세트를 따내며 접전을 펼쳤다.

권순우의 백핸드 스트로크 모습. AP=연합뉴스

하지만 마지막 5세트 권순우는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게임 스코어 1 대 1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뺏긴 게 컸다. 권순우는 유뱅크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지 못하면서 3시간 8분 만에 경기를 내줬다. 단식 본선 1회전 출전에 따라 상금 10만6250 호주 달러(약 9000만 원)를 받게 됐다.

경기 후 권순우는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면서 "상대가 잘한 경기"라고 칭찬했다. 이어 "체력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오늘 경기는 괜찮았다"면서 "핑계 대고 싶지 않고, 실력에서 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권순우는 서브 에이스에서 10 대 42, 공격 성공(위너) 횟수 32 대 83 등 대부분 지표에서 밀렸다.

호주에서 치른 2번 대회에 대해 권순우는 "상대보다 랭킹이 낮아도 충분히 겨룰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비시즌) 리턴을 공격적으로 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리턴 위치가 잡히면서 경기력이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권순우는 호주오픈 남자 복식에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세르비아)와 출전한다. 1회전 상대는 알렉세이 포피린-마크 폴먼스(이상 호주) 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