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와 전라남도의회가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전라남도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대토론회'가 '엉터리'란 혹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전남 순천시 광양시 곡성군 구례군 갑)은 토론회 막바지에 나서 "쓴소리 좀 하겠다"며 토론회 과정과 내용 모두를 문제 삼았다.
소 의원은 "(주철현 서동용 김승남 의원 등) 다른 국회의원들은 다 가고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저만 남게 됐다"며 "토론회를 전남도에서 준비했지만, 저도 반 전문가인데 어쩌면 이렇게 토론회를 엉터리로 준비를 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슴이 터져버리려 한다"며 분통을 터뜨린 소 의원은 "연말연초에 전남도 행정부지사에게 토론회 준비 상황을 챙겨보니까 그때도 아직 발제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토론회를 하는데 보름 전까지도 토론자 발제자가 정해지지 않은 토론회를 보셨나"며 준비 미흡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의대 유치는 200만 전남도민의 숙원인데 토론회가 이렇게 진행되면 안 된다"며 "토론회 방식을 바꾸든지 효율적으로 진행하든지 해야 하고 패널들 발언에 '공공의대'란 개념도 나오고 '전남권 의대'란 개념도 나오는 등 내용상 헷갈린다"고 지적했다.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참가자 A씨도 이같은 혹평에 동조했다.
이 관계자는 "토론회 내용도 이미 나온 내용을 반복한 데다가 전남도만의 특화된 전략이 없어 아쉬웠다"면서 "플로어에 선 패널들조차 전남도가 '공공의대'를 추진하는 건지 '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건지 구별 하지 못해 혼선을 빚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토론회는 전남권 의대 유치를 놓고 '사분오열'하는 지역 정치권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은 개회사에서 "도민들만 보고 단합하자"며 "정부에서 의대 정원을 늘린다니까 대학 의대 분원을 설립한다는 발상을 갖는 분이 계시는데, 도민을 생각하지 않고 탐욕적으로 잘못된 발상"이라며, 분원 설립 추진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그러자 방청석에서 있던 주철현 국회의원은 서 의장의 발언을 의식한 듯 사회자 마이크를 빼앗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주 의원은 "정부가 약속한 대학병원급 여수 의료기관 설치도 함께 이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그런다고 전남에 의대 신설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적극 찬성하겠다"고 일거양득 입장을 취했다.
이와 관련, 이상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토론회의 중요도 대비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의견과 관련해 "전남도의회와 전남시군의회 의장단, 국회의원 6명 등이 참석한 내실있는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발제자가 아닌, 토론자 일부가 준비 과정에서 부득이 바뀌었다"며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발제자와 토론자를 초청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남도의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섭외한 끝에 토론회가 성사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전남이 의대 유치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 여러 입장이 나오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