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후 연달아 출범하는 '친문모임'…친명 견제 수위 ↑

더불어민주당. 노컷브이 캡처

설 연휴를 전후로 더불어민주당 내 친(親)문재인계 모임이 연달아 출범을 예고하면서, 이들을 주축으로 한 비(非)이재명계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려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면서, 동시에 설 연휴까지 민생행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역 의원 숫자 밝히지 않기로"…친명 견제?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고위 참모와 장관 등을 지낸 인사들이 주축이 돼 정책을 연구하는 포럼 '사의재(四宜齋)'가 오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정식 출범한다. 포럼 운영위원장인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1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부의 좋은 정책들 중 계승할 부분은 다듬고, 한계나 부족한 부분들은 성찰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한다는 취지"라며 "결국은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좀 더 확실하게 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정치·행정, 경제·일자리, 사회, 외교·안보 등 4개 분과로 나눠 운영한다. 문재인 정권 출신 장·차관, 수석, 비서관을 비롯한 각 분야 전문가들까지 모두 200~300명의 인사가 이름을 올린 상태다. 상임대표는 코로나19 초기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박능후 전 장관이 맡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격화하는 시점에서 친문재인계 포럼이 출범하는 건, 친이재명계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행보로 비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럼 소속 한 친문재인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와도 사전에 만나 공감대를 나눴다. 우리가 비이재명계의 구심점이라면 굳이 복잡하게 이 대표를 만났겠느냐"라고 해명했다. 다만, 포럼 소속 현역 의원 숫자를 묻는 질문에는 "문재인 정권 출신 장·차관, 수석, 비서관 숫자가 꽤 되는데,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기로 했다"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를 확대 개편한 '2023년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 역시 오는 31일 첫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2023년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는 다음 총선 승리를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모임이다.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김영배 의원 등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의원들이 주축이다. 최근에는 홍영표, 이인영, 신동근 의원 등이 합세하면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지난 10일 이 대표의 검찰 소환조사 출석을 기점으로 비이재명계가 다시 활동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李, 사법리스크 대응 강도 높이면서 민생행보 주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

이재명 대표는 설 연휴 전까지 민생행보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다. 이 대표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민생현안, 안보, 대일외교, 그리고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현안이 이번 주 주요한 일정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위기 속에서 대안정당의 면모를 부각해 명절 밥상 민심에서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사의재와 관련해서는 "정부·여당 쪽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문재인 정부 관련 수사를 통한 폄훼가 많은 상황에서 전술적 연속성 등을 부각하기 위한 취지의 모임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이 대표도 그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그런 역할이 필요하다고 응원했다"라고 친문재인계와 비이재명계의 대립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동시에 자신의 수사와 관련해서도 대응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에서 "검찰은 대장동, 백현동, 성남FC로 안 되니 이제는 바람결에 들리는 쌍방울 소리까지 쫓아가는 것이냐"라며 "언론에 반복 노출되면 혐의는 사실처럼 인식될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이 검찰의 노림수일 것이다. 정치보복의 사냥개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검찰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사납게 드러낸 이빨에 상처받는 건 사냥개 자신이 될 수 있다"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 조사를 받았다. 이후 한 고비를 넘기는 듯 했지만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이번 주 초 입국할 예정이어서 당내 사법리스크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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