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KB손해보험의 시즌 4차전이 열린 12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 이날 경기의 관건은 KB손해보험의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였다.
황택의는 무릎 부상과 허리 통증에 시달리다 근 한 달 만에 복귀했다. 지난 6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공격을 지휘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주포 비예나는 황택의의 볼 배급을 받아 양 팀 최다 25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도 60%를 찍었다.
6일 경기 후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도 둘의 호흡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후 감독은 "현대캐피탈과 원정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서 "그동안 열심히 하면 두 선수의 호흡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12일 경기 전 최 감독은 "황택의가 오면서 전체적으로 공격이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동안 블로킹에서 우위에 있었던 만큼 높이로 승부하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에 3전 전승을 거뒀다. 3경기에서 세트 평균 3.7블로킹으로 상대보다 2개 정도 많았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세트당 2.84블로킹으로 대한항공(2.9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세트당 1.88개로 전체 7개 구단 중 6위다.
과연 현대캐피탈은 높이로 상대를 제압했다. 1세트부터 블로킹에서 5 대 2의 우위를 앞세워 상대 예봉을 꺾었다. 오레올이 공격 성공률 100%를 앞세워 6점을 올렸고, 허수봉도 5점으로 쌍포를 형성했다. KB손해보험은 공격 성공률에서 40.74%로 57%가 넘은 현대캐피탈에 밀렸다.
KB손해보험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심기일전한 KB손해보험은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며 25 대 23으로 2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오히려 현대캐피탈이 블로킹에서 상대보다 1개 적은 2개에 그쳤고, 범실은 2배 많은 14개였다.
승부의 분수령이던 3세트 현대캐피탈은 역시 높이에서 해법을 찾았다. 번번이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고, 득점이 되지 않아도 유효 블로킹으로 스파이크 속도를 늦췄다. 특히 10 대 5에서 오레올이 비예나의 스파이크를 1 대 1로 막아낸 게 압권이었다. 3세트만 블로킹에서 3 대 0 우위.
현대캐피탈의 기세는 4세트에도 이어졌다. 오레올이 다시 비예나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9 대 8 역전을 만들었고, 최민호가 다시 비예나를 봉쇄하며 11 대 9 리드를 안겼다. 최민호는 20 대 17에서도 비예나를 막는 등 연속 블로킹으로 쐐기를 박았다.
결국 현대캐피탈이 세트 스코어 3 대 1(25-19 23-25 25-16 25-20)로 이겨 KB손해보험에 시즌 4전 전승을 달렸다. 최민호가 양 팀 최다 9블로킹 등 13점으로 맹활약했고, 오레올이 3블로킹에 양 팀 최다 23점, 허수봉이 17점, 전광인이 13점으로 거들었다.
승점 40(13승 7패) 고지를 밟은 현대캐피탈은 3위 OK금융그룹(승점 33)과 격차를 벌렸다. 1위는 승점 52의 대한항공이다.
KB손해보험은 우리카드전 승리의 기운을 잇지 못했다. 6승 14패, 승점 18로 최하위인 삼성화재(승점 17)의 추격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예나가 19점, 황경민이 16점으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블로킹에서 8 대 14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