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오독 격분' 두 사령탑, KOVO 대책에 쌍수 환영

지난달 27일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 경기에서 나온 비디오 판독 오독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는 KB손보 후인정 감독(왼쪽). KOVO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KB손해보험의 시즌 4차전이 열린 12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 이날 경기는 공교롭게도 최근 비디오 판독 논란의 중심에 선 두 팀의 대결이라 관심을 모았다.

먼저 KB손해보험이 지난달 27일 치른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한국전력 박찬웅의 네트 터치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노 터치 판독이 나온 게 사태의 발단이었다. 육안으로도 네트가 흔들리는 게 명확했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판독관들은 노 터치 판정을 내렸다. 이에 후 감독이 격하게 항의했지만 번복은 없었다.

지난 7일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대한항공의 포 히트(Four Hits) 범실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판독관들은 처음에는 범실이 맞다는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재판독 요청에 판정을 번복했다. 이에 최 감독은 KB손해보험의 사례를 언급하며 "전에는 비디오 판독을 번복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여기에 지난 6일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는 비디오 판독 과정에서 오장면이 송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한국배구연맹(KOVO)은 11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비디오 판독 직후 경기 및 심판위원이 명확한 오류를 발견한 경우 즉시 이미 제공된 화면(들)에 한정해 재확인 절차를 거쳐 정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정했다.

지난 7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 뒤 판정 번복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KOVO


두 팀 사령탑은 이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먼저 경기 전 인터뷰에 나선 후 감독은 "그런 규정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정확한 규정이 있어야 다음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탈이 안 생기기 떄문에 잘 만든 규정"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넸다. 이어 "심판이나 감독관들도 열심히 봐주시는 거 아는데 1년 동안 이 경기 하나를 위해서 고생하고 있다는 것만 좀 더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 감독도 "KOVO가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고 모든 팀들이 규정이 바뀐 것을 인지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정한 판정이 나올 것이고 이를 계기로 명확한 해석들을 하게 돼 서로 신뢰가 더 쌓이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감독은 소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감독은 "비디오 판독 외에도 불만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서로 생각을 듣고 (논란이) 불거졌을 때 여러 가지 일들을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자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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