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수원을 '좋은 민주주의' 도시로 만들겠다"며 새해 시정 방향을 제시했다.
12일 이 시장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200억 원가량의 예산이 깎여 역점 사업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시의회와 협치를 강화해 시민이 이끄는 시정을 실현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역점 사업들에 대해 시 재정 외에 후원금 등 다양한 예산 확보 채널들이 있다"며 "성금, 후원금 등을 기금화해 예산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먼저 이 시장은 '시민들이 만드는 도시'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모바일 직접민주주의 기반인 '누구나 시장'을 앞세웠다. 오는 4월부터 스마트폰으로 시 정책에 대한 시민 의견을 모으는 방식이다. 중요 결정 사항이 있을 때 시민 투표로 여론을 반영할 수도 있다.
이 시장은 "집단지성을 토대로 방향을 설정하면 시민 공감도가 높아져 정책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3월부터 문을 열 예정인 혁신통합민원실(가칭)도 있다. 20년 이상 베테랑 공무원을 배치해 '부서 떠넘기기' 없이 복합적인 민원에 대해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원스톱 민원실이다.
그는 "취임 100일 때 거론한 이청득심(以聽得心)에 따라 시민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얻겠다고 약속한 것을 실천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민이 주도하는 또 다른 대표 사업은 '수원특례형 통합돌봄'이다.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취약계층을 직접 발굴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게 핵심이다.
이웃과 자주 접촉하는 직종의 종사자들을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확대 위촉하고,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통장 등 마을 전문가들을 교육해 '돌봄 홍반장'으로 투입하는 내용이다.
이 시장은 "공적 복지망에서 벗어나 있는 이웃들을 위해 주민들이 돌봄서비스를 제안하고 동별 행정복지센터(옛 동사무소)에서 자체적으로 승인·지원하는 주민제안형 돌봄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손으로 만드는 공동체 정원도 제안했다. 이른바 '손바닥 정원'이다. 작은 정원과 집 베란다, 하천변, 공원 등을 이어 네트워크 정원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올해 400개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1천개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이 시장은 "수원은 시민이 만드는 도시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며 "수원이 하면 대한민국의 표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음은 지난 6·1지방선거 때 1번 공약이었던 '기업 유치'다. 인구 120만의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로서 덩치에 걸맞은 경제적 자립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올해 하반기까지 1천억 원 규모의 매머드급 기업 지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수원기업새빛 펀드'로 4차 산업 핵심기술 기업, 중소·벤처기업, 창업 초기 기업 등을 돕는 자금이다.
이 펀드는 정부 주도 펀드인 한국모태펀드 출자금 600억 원에 수원시 출자금(중소기업육성기금) 100억 원과 민간자본 300억 원 등을 합쳐 조성된다. 지역 출자금의 2배 이상은 수원 기업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한 게 특징이다.
이 시장은 "1천억 원 투자로 새로운 일자리 500여 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원기업새빛 펀드가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해 우수한 수원 기업이 발굴되고, 투자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과 첨단기업이 들어설 맞춤형 부지를 확보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한다. 대표적인 게 대학 유휴부지 활용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시장은 두 달 전 경기대·동남보건대·성균관대 자연캠퍼스·수원여대·아주대 등 지역의 5개 대학교 총장들을 만나 교내 유휴부지 활용방안 등을 전격 논의했다.
그는 "수원을 기업 경영하기 좋은 도시, 일자리 넘치는 도시, 활력 넘치는 도시로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며 "또 경기국제공항 건설,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함께 노후화된 도심을 활성화하는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 기간을 대폭 줄여 재정비를 촉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시장은 "최대 15년 이상 걸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최소 5년, 최대 10년 단축하겠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정비예정구역 주민제안방식'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용적률 인센티브 항목과 범위를 상향 조정하고 정비구역을 지정할 때 인근 개발 상황을 고려해 용도지역을 한 단계씩 상향 조정하는가 하면, 2종 일반주거지역의 15층 제한 층수를 개정하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지역에는 집수리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끝으로 이 시장은 "혁신적인 구도심 정비사업으로 경제특례시에 이어 깨끗한 생활특례시를 완성하겠다"며 "모든 역점 사업 추진 과정에 시민들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수원형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