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배낭여행' 500만원 지원?…구미 시민들 "분통 터져"

구미시, 도내 부채 최고 수준…한 해 100명 연수 추진
구미경실련 성명 "고비용 비효율 예산 낭비"
시청 홈피 비난글 쇄도…"시장 돈으로 보내라" 시민들 '분통'

스마트이미지 제공

경북 구미시가 직원 1인당 최고 500만원짜리 해외연수프로그램을 추진하려고 하자 시민들로부터 비난 뭇매를 맞고 있다.

구미시는 올해 선진지 연수를 통해 실질적 아이디어와 미래 전략 시책을 발굴하기 위한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하루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공무원들의 창조적 역량강화와 글로벌 시각을 위해 배낭여행을 기획했다"고 언급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유럽과 미국 등 영어권 5개팀과 중국·대만·일본·베트남 등 아시아권 5개팀 등 모두 10개팀 100명이 참여하며, 1인당 최대 500만원씩이 지원된다. 최대 예산 5억원이 들어간다.

이에 대해 구미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혈세를 엉뚱한 곳에 쓴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구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1일 성명에서 공무원의 역량강화와 글로벌 시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구미시가 추진하는 해외 직무연수 프로그램이 고비용과 비효율로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무엇보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고통을 겪는 시민들의 정서를 모르쇠로 역행했다"면서 "1인당 500만원이 적은 돈이 아니며 1년에 100명씩이나 보낸다고 공무원들의 아이디어가 갑자기 쏟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민관 거버넌스에 폐쇄적인 대구·경북과 달리, 개방적인 수도권 지자체만 열심히 견학을 하더라도 '공무원 능력 향상'이라는 성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공무원들을 소수 선발해 해외연수를 보내는 게 훨씬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구미시청사 전경. 구미시 제공

김장호 시장의 이른바 '공무원 배낭여행' 발언 이후 구미지역 맘카페에도 비난글이 쏟아졌다.

한 시민은 "코로나 때도 정부지원금 제외하고 예산 없다고 단돈 10원도 주지 않은 도시가 구미시"라며 "박정희 사업을 더 크게 투자한다길래 욕 나오지만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이번 건은 도가 지나쳤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봉곡동에서 원호까지 5분이면 가는 거리를 버스 타면 30분씩 걸린다"며 "해외 가서 신나게 노실 시간에 수도권, 세종시 가서 대중교통 어떻게 돌아가나 살펴라. 가까운 대구만 가봐도 시내에 버스가 쉴새 없이 온다"고 적었다.

그런가 하면 "그럴 돈 있으면 도서관을 지어 시민들 문화적 욕구를 해소해야지, 분통터지고 세금 내는게 억울하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구미시의 부채는 2019년 1854억원에서 2021년 2065억원으로 확대됐으며, 경북 23개 시·군 중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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