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수 논란' 축협 "안씨, 대표팀 불신 초래…선수들도 사려깊지 못해"

   
2022 카타르월드컵 당시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 자격으로 합류한 안덕수 트레이너(흰색 상의)와 한국 대표팀 선수들. 안덕수 인스타그램

대한축구협회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당시 논란이 됐던 안덕수 트레이너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제는 핵심 내용을 공개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전했다. 협회는 월드컵 전 의무 트레이너 공고부터 최근 조사까지 14가지 항목으로 정리했다.
   
앞서 안 트레이너는 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여정을 마친 뒤 현지에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협회를 향한 폭로성 글을 올렸다.
   
그는 "2701호에선 많은 일들이 있었고 2701호가 왜 생겼는지 기자님들 연락 주시면 상상을 초월할 상식 밖의 일들,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며 "부디 이번 일로 인해 반성하시고 개선해야지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안 트레이너는 이후 게시물을 올리는 것을 중단했고 협회는 내부적으로 파악한 뒤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한 달이 지난 뒤 나온 공식 입장. 협회는 한국의 조별리그 H조 첫 경기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있었던 일을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했다.
   
협회에 따르면 일부 선수들은 대표팀 책임자를 찾아왔고 현장에 와 있는 협회 의무팀장 A씨의 업무 배제와 귀국 조치를 요구했다. A씨가 안씨의 의무 스태프 합류를 반대하는 핵심 인물이라는 이유였다. 또한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있던 안씨를 대표팀에 합류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선수들은 현지에 있는 5명의 협회 의무 스태프 중 1명(B씨)이 관련 자격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협회가 고용하고 있다. 따라서 협회는 거짓말을 한 것이고, 안씨를 고의로 배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음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A씨가 안씨의 합류를 반대한 사실이 없고 안씨도 지원하지 않았으며 B씨는 계약 체결 후 정부의 자격증 조건이 변경돼 소급해서 당사자와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협회는 A씨를 귀국 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치료 활동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A씨나 선수들 모두에게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을 예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협회는 이 사실을 통보했고, 선수들도 동의해 문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협회 의무진과 안씨의 의견이 다른 것에 문제가 발생했다. 협회는 "훈련과 경기 후 통증을 호소한 선수를 현지 FIFA 공식 지정병원에 데려가 MRI 촬영을 한 적이 있다"면서 "촬영 결과에 대해 현지 전문의와 협회가 파견한 대표팀 닥터진이 소견을 같이하고 이를 선수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씨는 이와 다른 의견을 선수들에게 전달했고, 이 때문에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했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이후 안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표팀 닥터를 비난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협회는 안씨가 선수들을 위해 수고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협회도 선수들의 요구 사항에 더 귀 기울이지 못한 것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법적으로 비의료인인 안씨가 전문 의료진의 판단 영역에 대해 반대 의견을 선수들에게 주입했고 결과적으로 의무진에 대해 불신을 초래해 선수와 팀에 큰 혼란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을 향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선수들이 합법적인 채용 절차를 인정하지 않은 점"과 "일부 선수가 의무 스태프와 협회 직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개인 트레이너 고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의무 스태프와 개인 트레이너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늦어도 3월 초까지 관련 규정을 마련해 3월 말에는 확정된 방침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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