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발생한 브라질 소요사태와 관련해 미국에 체류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67) 전 브라질 대통령의 본국 송환 여론이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
호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하원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내 테러리스트를 선동하는 데 트럼프식 각본을 사용했다"며 "보우소나루는 플로리다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브라질에서 테러를 부추긴 이 독재자의 도피처가 돼서는 안 되며, 그는 브라질로 송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 의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 의사당이 파시스트의 공격을 받은 지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브라질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걸 목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역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브라질 추방을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에게 패배한 보우소나루는 지난 달 30일 자신의 임기 종료 이틀 앞두고 플로리다로 피신했다.
당시는 현직 신분이었기 때문에 외국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A-1 비자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직이 된 만큼 그의 비자의 효력도 정지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우소나루는 플로리다주의 올랜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은 그의 행방을 알지 못 한다며 그의 신병 문제에 대해 조심스런 반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에 동행중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의 비자 문제는 국무부의 영역"이라며 "우리는 개별 비자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현재까지 브라질 정부로부터 신병 인도 요구를 받지 않았다"면서도 "만약 요구를 받는다면 통상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추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사건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로도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데 이어 미국 대선 이후에는 트럼프의 논리를 토대로 부정 선거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브라질에서는 전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브라질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 등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다.
이들은 보우소나루의 재집권을 요구하며 군대의 개입, 즉 쿠데타를 요청기도 했다.
브라질 다시우바 정부는 미국의 재작년 1월 6일 연방의회 난입 사건과 유사한 이번 폭동을 '쿠데타'로 규정하고 그 배후로 보우소나루를 지목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