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4라운드 경기가 열린 8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 경기 전 한국배구연맹(KOVO)은 "흥국생명이 감독 선임 업무를 마무리하는 관계로 오늘 경기는 김대경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감독 경질 사태에 이어 또 다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흥국생명이 감독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발표한 것이다. 미숙한 행정 처리로 다시 한번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의 사퇴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규 리그 2위에 올라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시점이라 납득하기 힘든 결정이다. 구단은 사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경질이었다.
윗선에서 선수 기용에 간섭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신용준 신임 단장은 이에 대해 부인했지만, 베테랑 김연경과 김해란은 신 단장의 주장에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구단의 거짓 해명 의혹이 불거졌다.
흥국생명은 최근 사태에 대해 "배구를 사랑하는 팬과 배구 관계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김 감독이 빨리 선수단을 추슬러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 신임 감독은 아직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날 경기를 보러 배구장에도 오지 않아 계약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웠다. 흥국생명은 감독 경질 사태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날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배구 여제' 김연경마저 장염 증세로 결장했지만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 대 1로 꺾고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논란 속에서도 승점 3을 수확하며 16승 4패 승점 47을 기록, 1위 현대건설(승점 51)을 4점 차로 추격했다.
오는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1위 현대건설과 우승 경쟁의 판도를 가를 일전을 치른다. 이 경기서 승점 3을 따내면 현대건설을 1점 차로 바짝 쫓게 된다. 하지만 김기중 감독이 이날 경기를 지휘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