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요구 빗발친 MBC '오은영 결혼지옥', 오늘 방송 재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2주 동안의 내부 정비 기간을 마치고 오늘(9일) 방송을 재개한다. MBC 제공
아동 성추행 장면을 내보내 폐지 요구가 빗발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이 방송을 재개한다.

9일 MBC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편성표에 따르면 '결혼지옥'은 이날 밤 10시 30분 방송한다. 앞서 제작진은 프로그램 내부 정비차 2주 동안 결방한다고 알린 바 있다.

'국민 멘토'로 꼽히는 오은영 박사가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고 부부 갈등 고민을 나누는 프로그램인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이전에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폐지 요구가 쏟아진 것은 지난달 19일 방송분 이후다. 7살 딸 양육 문제로 대립하는 재혼 가정의 사연이 소개됐는데, 이때 새아빠가 딸의 의사와 무관하게 껴안거나 '가짜 주사 놀이'라며 엉덩이를 찌르는 장면이 나와 아동 성추행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공식입장을 내어 "아내는 남편을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행동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었다"라며 "이에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가 분석을 통해 '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들끓는 폐지 여론에도 방송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제작진을 믿고 일상의 관찰을 허용해 준 가족들의 신뢰를 무겁게 마음에 새겨 그분들의 실질적인 행복에 기여하고 모든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기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기된 '결혼지옥' 해당 방송분 민원은 3470건에 이르렀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사업자 등이 건전한 가정생활의 보호, 아동 및 청소년의 보호와 건전한 인격 형성에 관한 심의 규정을 위반한 경우 5천만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관계자 징계 등 제재를 명할 수 있다.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인정되는 때 방송통신위원회가 1억 원 이하의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이런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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