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거짓회의' 해명 질타…故이지한씨 어머니 "직원 걱정해? 애들 걱정을 해야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으로 구속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6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위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참사 직후 밤 11시에 용산구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지 않았음에도, 회의를 열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취지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실무진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박 구청장은 "초기에 경황이 없어서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에서 오류가 있었던것 같다"며 "그때 회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 (후에 보도자료를) 저희가 수정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지금 그게 잘했다는 건가. 회의를 안 했는데 했다고 보도자료를 낸 게 실수냐"며 질타했다.

박 구청장은 "그건 착오였다고…" 말끝을 흐린 뒤 "제가 한 거짓말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하자, 우 위원장은 "그러니까 '내가 안 했다'는 말로 또 넘어가고 있다 용산구 아주 큰 일 났다. 책임자가 저렇게 태연하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나"라며 꼬집었다.

이어 "대한민국 기초단체장이 다 박 구청장 같지는 않다. 열심히 하는 분들이 더 많다"며 그분들한테 지금 박 구청장이 그 발언으로 먹칠을 하고 있다. 발언할 때 정신 차려라"라고 호통을 쳤다.

우 위원장은 박 구청장이 용산구의 참사 대응이 부실했다는 질의에 "아쉬운 점이 많다"고 답변한 것을 두고 "아쉽다는 말은 객관적으로 본인의 책임은 없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이 있을 때 하는 말"이라며 "자기 책임이 있을 때는 아쉽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조미은 씨. 연합뉴스
한편, 2차 청문회 정회 직전 조수진 의원이 '마지막 심경이 어떤가'라고 묻자 박 구청장은 유가족에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참사 현장은 너무 참혹했다. (중략) 용산구청 직원들이 임시 시신안치소를 운영할 때 시신들을 그냥 아무 구조 장비나 보호장비 없이 이동시켰다. 그걸 직원들이 트라우마나 그런 걸로 고생하고 있다"며 구청 직원들을 걱정했다.

이어 "(용상구청 직원들이) 100명 넘게 조사받고 있는 이런 부분, 이태원 상인분들의 충격이라든지 어려운 상황에 대해선 의원님들께서 인간적인 배려를 해주십사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숨진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는 "거기서 직원들을 걱정할거야 지금? 애들을 걱정해야지 애들을! 박희영씨, 직원들이 그렇게 걱정되는 거야? 그렇게 마음이 여리고 착하신 분인지 몰랐습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 구청장은 말 없이 청문회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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