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사태' 흥국생명, 후임 감독에 김기중 전 코치 선임

흥국생명 김기중 신임 감독.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권순찬 감독을 전격 경질한 뒤 이영수 감독 대행마저 사의를 표명하자 김기중(48) 전 수석코치를 후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흥국생명은 6일 "현 선명여고 김기중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과 지도력을 겸비한 김기중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기중 감독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1997년부터 삼성화재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은퇴 후에는 GS칼텍스, LIG, 현대캐피탈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18년부터 4년간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를 맡아 2018-19시즌 통합 우승,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의 사퇴를 발표했다. 임형준 구단주 이름으로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은 사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정규 리그 2위에 올라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시점에 나온 납득하기 힘든 결정이다. 1위 현대건설과의 우승 경쟁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윗선에서 선수 기용에 간섭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신용준 신임 단장은 이에 대해 부인했지만, 베테랑 김연경과 김해란은 신 단장의 주장에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구단의 거짓 해명 의혹이 불거졌다.
 
권순찬 전 감독의 경질로 감독 대행을 맡은 이영수 수석코치는 5일 GS칼텍스와 경기를 마친 뒤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흥국생명은 선명여고 김기중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흥국생명은 최근 사태에 대해 "배구를 사랑하는 팬과 배구 관계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김 감독이 빨리 선수단을 추슬러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김기중 감독은 "지난 4년간 흥국생명에서 선수들과 동고동락했다. 다시 흥국생명에 돌아와 감독직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면서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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