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도주에 PCR 패싱 의심도…對중국 방역 '흔들'


[앵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 상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번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며 방역을 강화했는데요. 그런데 벌써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중국인이 격리를 피해 도망가는 하면, 입국자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한 때 먹통이 되기도 했는데요. 취재 결과, 공항에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지 않고 시내로 온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건복지부를 출입하는 김재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리나라로 입국한 중국인은 PCR 검사가 의무잖아요. 그런데 그걸 받지 않고 그냥 나왔다니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가요?

[기자]
어제 저희가 서울의 보건소들을 취재해봤는데요. 중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구의 보건소 담당자가 해당 중국인의 말이라는 전제로 "공항 검사센터에서 검사를 못 받고 나와서 여기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싶다"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앵커]
입국했으니까 보건소에 와서 검사를 받으면 되는 일 아닌가요?

[기자]
그런데 문제는 이 분은 보건소 검사 대상자가 아니거든요. 지금 중국발 입국자 중 우리나라 사람 혹은 90일 이상 체류하는 중국인, 외국인은 공항이 아니라도 거주지 보건소에 와서 검사를 받으면 되는데요.

단기 체류자, 대부분 여행객들인데 이 분들은 인천공항에 마련된 공항 검사센터에서 의무적으로 PCR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위에 말한 보건소를 찾은 외국인도 여기에 해당되는데요. 이 분 말 대로면 검사를 안 받고 바로 보건소를 오게 된 셈이죠.

[앵커]
단기, 장기 체류자 분류가 제대로 되고 있는 건지 의심이 되는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방역당국에서 이 작업이 안 되면 일선 보건소에서는 단기 체류자인지 장기 체류자인지 구별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하거든요.

한 보건소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보건소 관계자]
"전에도 그쪽에서 보내줘야 입국자가 누구인지 이런 걸 파악하지, 달리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로 알아."

또 분류됐다고 해도 만약 '나 그냥 PCR 검사 안 받고 공항에서 나갈래' 이렇게 하면 제대로 통제를 할 수 있는 건지도 의아한 상황입니다. 이 뿐 아니라 오늘 검거되긴 했습니다만 이틀 전에 입국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이 호텔 격리를 안 하려 도망간 일도 있었잖아요. 입국자 관리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사안입니다.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모습. 박종민 기자

[앵커]
입국자 관리 시스템도 말썽을 일으켰잖아요?

[기자]
네. 이번주 수요일 오전부터 방역당국이 운영하는 코로나 정보관리시스템이 먹통이 됐다가 저녁 6시 반 넘어서야 복구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이 멈춰서 이제 지자체 보건소에서 누가 중국에서 왔고 검사 대상자인 지 등을 통보받지 못하며 혼란이 빚어졌는데요. 이 기간 정보가 제 때 전달되지 않은 중국발 입국자만 2천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앵커]
방역을 강화해도 운영은 계속 불안한 상황이네요. 입국자 중 확진자 비중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중국에서 온 입국자가 모두 1924명인데요. 이중 공항에서 곧바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단기체류자 327명 중 10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검사 대비 확진자 비중을 뜻하는 양성률로는 31퍼센트로 쉽게 말해 3명 중 1명이 확진자인 겁니다. 집계를 시작한 월요일에 양성률이 20.4%, 화요일이 26%였는데 점점 더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오늘부터는 이제 중국에서 오려면 입국 전에도 의무적으로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하는데요. 비행기 탑승 시간 기준으로 PCR 검사는 48시간 안에, 신속항원검사는 24시간 안에 받아야 효력이 있습니다.

[앵커]
이런 검사 결과서가 정확할 지도 잘 확인해야겠는데요?

[기자]
그렇죠. 이런 정보가 정확하겠냐, 혹은 위조할 가능성이 있지 않냐 이런 문제가 실제로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결과서가 정확한지 입국 과정에서 한번 더 검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의 말 들어보시죠.

[임숙영 상황총괄단장]
"저희가 검역대에서 PCR 확인서의 내용들이 모두 다 적정하게 작성되어 있는지, 이런 부적합 여부에 대해서는 저희가 검역 단계에서 한번 조사를 하고요"

중국발 입국자 모두에 대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는 고강도 방역 대책이 시작된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에서 입국한 해외여행객들이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접수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앵커]
심지어 중국은 아직 해외여행규제를 다 푼 것도 아니잖아요. 이번주 일요일부터 본격적으로 해제한다고 하는데 국내로 입국자가 더 많이 들어올 수도 있겠어요.

[기자]
앵커님 말대로 중국 정부는 8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시설 격리를 폐지하고 입국 후 PCR 검사도 시행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여행객도 증가할텐데요. 특히 1월 22일부터는 일주일 간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단기비자 발급이 이번 달 말까지 방역 조치로 중단된 상태라 단기간에 입국자가 폭증하지 않더라도 중국 내 확진자가 워낙 많잖아요.

이들이 전부 비자 제한이 없는 다른 국가들로 나갈 경우 이 국가에서 확진자가 들어오는 방식으로 우리나라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말 들어보시죠

[엄중식 교수]
"지금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춘절 기간에도 우리나라에 입국자가 많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주변국이나 또는 유럽이나 미국, 이런 데로 가는 분들이 많아져서 그쪽 지역에서 또 영향을 받는다면 결국 우리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계속 정보 수집을 하면서 우리가 지금 대응하는 전략이나 대책을 강화"

[앵커]
아무래도 지금 같은 상황이면 마스크 의무 완화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겠네요?

[기자]
애초에 시점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중국발 변이 발생 리스크도 더 커진 상황이라
해제 논의가 속도를 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위중증 환자도 오늘 500명대로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높고 사망자도 줄지 않고 있거든요.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재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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