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간) 개막한다. 3년 만에 온전히 돌아온 이번 CES에 한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550개 기업이 참가한다. 170여개국 3천여개 기업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신기술을 뽐낸다.
5일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소비자 가전 전시회로 출발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IT(정보기술)·가전을 넘어 인공지능(AI)·이동통신·반도체 등을 총망라하는 대표적인 산업 전시회가 됐다.
이번 CES는 3년 만에 4일 간의 대면 행사로 치러진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으로만 열렸고, 올해 1월에는 개막을 앞두고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빅테크 기업이 대거 불참했다. 기간도 3일로 줄었다.
CES 2023에는 지난해 불참했던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3천여 개 기업이 참가해 기술 경연을 선보인다. 지난해 2200여 개보다 1천개 가까이 늘었고, 이 중 1천여 개 기업은 CES에 처음 참가한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 SK 등 대기업을 비롯해 550개 기업이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최측인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이 중 350개사가 스타트업이다. 2017년에 28개사가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6년 만에 12배 넘게 많아졌다.
이번 CES의 전시 공간은 축구장 26개를 합친 규모인 18만6천㎡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50%가 늘어났다. CTA는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행사에 참관객이 지난해 4만5천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ES 2023은 'Be in it'(빠져들어라)를 슬로건으로, 한층 진화한 모빌리티, 메타버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휴먼 테크 등의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CTA는 올해 전시회의 키워드로 웹3·메타버스를 새로 추가하면서 미래를 이끌 기술로 선정했다.
스티브 코닉 CTA 연구 담당 부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디어데이에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커넥티드 인텔리전스와 모빌리티, 퀀텀(양자) 컴퓨팅, 5G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등 4가지 부문의 기술 혁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까이 와 있고, 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 지속가능성 부문에서도 기술 혁신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시장에는 훨씬 더 많은 혁신이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기술에 주어지는 '혁신상' 응모에는 역대 최다인 2100개가 출품해 500여개가 받았다. 그 중에서도 시각 장애인을 위한 촉각 그래픽 장치 기술과 블록체인을 이용한 투표 방식 등 17개 기술은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미 반도체 기업 AMD의 리사 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개막에 앞서 4일 가장 먼저 기조연설에 나서고 미 농기계 제조업체인 존디어의 존 메이 CEO가 개막일 첫 기조연설을 한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등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구글은 메인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바로 앞 야외에 특별 전시관을 꾸려 음성 명령만으로 차량을 제어하고 구동하는 자동차 운영 체제 '안드로이드 오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모빌리티 기술과 함께 차량 소프트웨어를 소개하고, 아마존은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라는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전시관을 차린다. 소니는 혼다와 합작한 첫 전기차를 공개하고, 플레이스테이션 가상현실(VR)2 헤드셋도 선보인다.
자동차 브랜드 스텔란티스는 순수 전기 트럭 콘셉트카를, BMW는 앞으로의 모빌리티가 현실과 가상 세계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초(超)연결 시대'를 화두로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세탁기·건조기와 스마트싱스 기반의 서비스 등을 선보인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개막에 앞서 열리는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超)연결 시대'를 제안할 예정이다.
지난해 CES에서 정의선 회장이 직접 나서 '로보틱스'를 공개한 현대차는 이번 CES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현대모비스가 역대 최대 규모 전시공간(780㎡)을 차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콘셉트 모델 '엠비전 TO'와 '엠비전 HI'를 처음 공개한다.
SK는 SK이노베이션 등 8개 관계사와 글로벌 파트너사가 전시에 참여해 40여 개에 이르는 친환경 기술·제품을 공개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CES에 참석해 SK가 추구하는 탄소중립 비전을 알릴 예정이다.
LG전자는 출시 10주년을 맞아 진일보한 LG 올레드 TV를, LG이노텍은 처음으로 일반인 대상 공개 부스를 마련해 LG의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기술을 선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참가해 새로운 해양 시대 미래상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