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터널 발화 트럭, '2년 전'에도 주행 중 불 났었다

트럭 운전자 진술…당시 인명피해는 없어
경찰, 사고 후 관리부실 여부 등 조사

연합뉴스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당시 발화점으로 지목된 폐기물 집게트럭은 2년 전에도 주행 중 불이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9일 불이 난 집게트럭의 운전자 A씨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해당 트럭을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차량에서 불이난 것을 확인하고 차를 멈춰세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현장에서 불을 껐으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A씨가 몰던 집게트럭은 2009년식이어서 노후차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같은 운전자가 동일한 차량을 몰다가 화재 사고가 난 점 등을 미뤄 관리부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폐기물 운반 B업체에서 사고가 난 트럭을 주로 몰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B업체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안전보건일지 등을 확보했다. 또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화재 당시 제2경인고속도로 양방향에 설치돼 있던 차단시설 중 성남→안양 방면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사실도 살펴보고 있다. 해당 방음터널 양뱡향으로는 사고 시 차량 진입을 막는 차단시설이 설치돼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화재로 전기공급이 끊기면서 안양 방면에 설치된 차단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해당 방면을 달리던 차량들은 사고 사실을 모른 채 그대로 터널에 진입했다. 사망자들은 모두 차단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안양 방면으로 달리던 차량에서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1시 49분쯤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안양→성남) 방음터널을 주행중이던 폐기물 처리용 집게트럭에서 불이 났다. 집게트럭 운전자는 3차선에 차량을 세운 뒤 빠져나왔지만, 불길이 플라스틱 재질의 방음터널 구조물로 옮겨 붙었고 금세 터널 전체를 불태웠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 38명이 연기흡입 등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집게트럭과 반대 방향(성남→안양)을 주행하던 차량에서 나왔다. 소방과 경찰은 아치형으로 된 방음터널이 순식간에 불에 타면서 반대편 차선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방음터널은 2017년 제2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함께 만들어졌다. 총 길이는 840m이며, 이 중 600m 구간이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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