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새해 첫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2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사법리스크로 민주당 내홍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당내 다른 계파들에게 단일대오를 호소하며 1월 대치정국을 돌파해나가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李, 김대중·노무현 이어 오늘 문재인 예방
민주당은 2023년 첫 날을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재명 대표는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깨어있는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새로운 희망의 길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사저로 이동해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권 여사가) '바보, 산을 옮기다'라는 책을 권했는데, 통합과 관련한 부분이라서 정치인께서 읽어볼 만하다고 권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김대중도서관도 찾아 "제가 요즘 유난히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의 궤적을 많이 떠올리게 된다"라며 이른바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는 등 사실상 민주당 원팀·통합 행보에 집중했다. 당대표 취임 전부터 그의 사법리스크에 반대하는 비(非)이재명계에게 '원팀 정신'을 강조해 1월 여야 대치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이 대표는 2일에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실제 이 대표에 반대하는 비명계 의원들 중 상당수가 친(親)문재인계 의원들이다. 이들은 최근 '민주주의 4.0 연구원', '2023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 등에서 본격적으로 활동 재개를 예고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면서 사법리스크로 당 내홍이 격화할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원팀으로 새해 정국 주도권 확보 포석
이재명 대표가 이처럼 새해벽두부터 원팀 행보를 강조하며 내부단속에 나선 건, 그만큼 새해 여야 관계가 녹록치 않다는 전망도 한 몫 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 칼끝이 이 대표 턱 밑까지 온 상황에서 '핼러윈 참사' 관련 국정조사 기간 연장과 일몰 법안 추진 등으로 정국 주도권을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이재명 방탄'으로 규정하면서 각을 세우고 있다. 169석의 절대다수 민주당이 일몰·쟁점 법안들을 '본회의 직회부 카드' 등을 사용해 통과시킨다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촉구 등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여야 충돌은 당장 오는 4일과 6일로 예정된 국정조사 청문회를 앞두고 격화할 전망이다. 또 오는 7일 끝나는 1차 국정조사 기간에 대한 연장 문제를 놓고도 여야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번 주는 국정조사 기간 연장 문제를 두고 여야가 박 터지게 싸울 것 같다"라며 "국민의힘이 연장 자체를 반대하는 것 같진 않지만 일단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어, 1차 조사가 종료하는 오는 7일 전에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