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의사'가 없다…병원 가고 싶어도 못가는 비율 '1위'

경남 인구 대비 의사수·의대 정원·전공의 전국 최하위 수준
의대신설·정원·전공의 확대 등 의사 인력 확보 시급

연합뉴스

경남에 의과대학이 하나밖에 없는 탓에 정원이 전국의 2.5% 수준에 그치는 등 의사 인력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남연구원 이언상 연구위원·성유경 전문연구원은 1일 '경남 의사인력 확충 필요성과 정책 과제'라는 제목의 정책브리프(G-BRIEF)을 통해 의사 인력 부족은 도민의 의료 이용 어려움과 건강 수준 악화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지역의 의사인력 확보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인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경남의 경우 매년 증가 추세이지만, 2021년 기준 2.5명에 그쳐 전국 3.1명보다 적다. 수도권 쏠림 현상은 의사도 마찬가지다. 2020년 기준 수도권 의사는 전체의 절반 이상(54.3%)을 차지한다. 경남의 의사는 전국의 5.2% 수준에 불과하다.

18개 시군에서는 종합병원이 밀집한 양산시(3.6명), 진주시(3.4명), 창원시(2.8명) 등 3개 시만 도내 평균보다 높다.

인구 10만 명당 응급의학전문의 수는 2.0명으로, 전국 4.2명보다 절반가량 적다. 서울 9.0명, 강원 8.1명, 광주 6.6명과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응급의학전문의가 없는 응급의료기관에서는 일반 의사가 응급의료 상황에 대처하고 있어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경남의 의대 정원을 보면 하나뿐인 경상국립대 76명으로, 전국(3058명)의 2.5% 수준이다. 인구 1만 명당 경남은 0.23명으로 부산(1.02명), 광주(1.74명), 강원(1.73명), 충남(0.63명), 전북(1.31명), 경북(0.63명)보다 적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경남의 우수 인재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의과대학 졸업 후 인턴 정원 역시 126명으로, 전체의 3.9% 수준이다.

전국 시도별 의과대학 정원. 경남도청 제공

의사 수 부족은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 도내에서는 의료인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창원시·진주시·김해시·양산시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군은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중 의령군·남해군·함양군·합천군 등 13개 시군은 분만취약지, 하동군·산청군·함양군은 소아청소년과 취약지이다.

이런 상황 탓에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사람의 분율을 의미하는 연간 미충족의료율은 경남이 2020년 전국 1위인 8.4%, 2021년 전국 2위인 7.2%로 매우 높다. 남해군·함양군·고성군·함안군은 무려 10% 이상이다. 경남의 관외 진료비도 2021년 기준 전체 7조 2336억 원 중 23.1%인 6718억 원에 달한다.

도내 의사 인력 부족은 의료 이용에 어려움, 건강 수준 악화로 이어진다. 실제 경남의 기대 수명은 2020년 기준 82.8년으로, 2017년 전국 최하위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문다.

연구원은 의사 인력을 확충하려면 단기적·중장기적 정책 과제로 나눠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장기적 과제는 (공공)의과대학 신설,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전공의 정원 확대 등이다.

창원대가 1992년부터 의과대학 신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전 없이 숙원 과제로만 남아 있다. 경상국립대 의대 정원을 현재 76명에서 106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정원 확대에 부정적인 의료계가 걸림돌이다. 전공의 정원 확대도 필요한데, 이 역시 전국의 병원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단기적 과제로서 경남도는 서부경남 공공병원 신축, 거창·통영적십자병원 신축 이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김해의료원 추진 등 의료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의사 인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의사인력 확보 전담부서 신설, 미래 의료인력 수요 추계 및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 의대생·전공의·공중보건 의사 지원 강화, 정주여건·근무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제언했다.

경남연구원 이언상 연구위원은 "정부와 국회에 의료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응 노력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지역 차원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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