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년도 안 돼 '친윤 대 비윤' 갈등…총선 전 집안싸움 기시감

윤창원 기자

세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이 다시 집안싸움에 진통을 겪고 있다.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의 '반윤 드라이브'에 친윤 의원들이 입 모아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고, 최근 발표된 조직위원장 인선 결과에서 고배를 마신 비윤 의원들의 반발이 계속되며 국민의힘 내부 '친윤' 대 '비윤'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여당 집안싸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는 유승민 전 의원이다.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확답하지 않으면서도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난 29일 CBS라디오에서 "당대표가 되면 지금 완장을 차고 윤핵관이라고 설치는, 권력에 기생하는 사람들 공천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주자들이 내세우는 '윤심'에 대해서도 "누구에게 맹종하고 아부해서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이 얼마나 비웃겠나.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의) 노예, 하인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향후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유 전 의원의 수위 높은 비판에 당내 반발도 고조되고 있다. 당권도전을 선언한 윤상현 의원은 "유 전 의원의 발언이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며 불출마를 요구했고, '윤심'을 내세우며 출마를 공식화한 김기현 의원도 "당원들의 헌신과 공을 가볍게 여기는 해당적 언행이다. 왜 당을 같이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친윤계' 조수진 의원은 더 나아가 "이재명 대표보다 더 이상한 식으로 대통령을 공격한다. 차라리 깨끗하게 나가줬으면 좋겠다"며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허은아 의원. 윤창원 기자
 
여기에 지난 29일 발표된 조직위원장 인선에서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임명된 반면 비윤계 인사들이 고배를 마신 결과도 집안싸움에 기름을 부었다.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조직위원장에 내정됐던 허은아 의원이 심사에서 탈락하고, 대신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상임공보특보단장을 했던 김경진 전 의원이 임명된 동대문을 지역이 대표적이다. 허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서울 유명 대학, 검사만 자랑스러운 직업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조강특위의 결정이 '비윤 솎아내기'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에 조강특위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지만, 윤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인사들과 법조인들의 약진이 눈에 띄며 이같은 반발은 확산하고 있다.
 
내홍 수습을 위해 출범한 비대위 체제 이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갈등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고조되는 친윤과 비윤의 현재 갈등이, 집권 직후 이준석 사태로 3~4개월을 허비하며 국정 동력을 낭비했던 수순으로 가선 안 된다는 우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강특위는 말 그대로 조직강화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으로 심사를 해야 하는데 공천후보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니 잡음이 나오는 것"이라며 "벌써부터 친이, 친박 공천전쟁으로 망가졌던 예전 상황이 겹쳐 보인다" 꼬집었다. 한 중진 의원도 "집권 초 소수여당으로서 국정동력을 살리기 위해서 총선에 총력, 필승해야 한다"며 "모든 당의 역량을 총 투입하고도 플러스 알파가 부족한 판에 당 전체가 공천 잿밥에만 관심 있는 꼴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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