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한국경제, 새해엔 더 어렵다…"경기 둔화 넘어 침체 진입" ②수도권 집값, 새해 더 떨어진다…실수요자 전략은 ③수출 대한민국, 반도체 불황이 뼈아픈 이유 ④탈것에서 공간으로…모빌리티로 재탄생하는 車 ⑤새해 중소기업, 'ㅅㅈ' 보다 'ㅅㅈ'을 도모한다 ⑥아시아 넘어 세계로…지구촌 K며드는 K-푸드 |
중소 가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악전고투했다.
원자재인 수입 목재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제품 가격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새해는 찬 바람이 아주 강하게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 경제는 그렇게 밝지 못하다. 특히 중소기업은 A씨의 전망처럼 모진 비바람을 감내해야 할 전망이다.
새해 중소기업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배경에는 우선 내수 부진을 꼽을 수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소비판매액지수가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들이 씀씀이를 계속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천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들이 주요 경영 애로로 내수 부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같은 내수 부진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 및 가스 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 공공요금을 시작으로 각종 물가 인상이 이미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게 금융당국의 입장인만큼 새해에도 금리는 오를 전망이다.
물가인상과 금리인상의 악순환 속에 소비와 내수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잡으려다 경제 잡겠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내수가 부진하면 수출이라도 잘 돼야 할텐데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중소기업 수출액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0.7% 감소한데 이어 10월에는 -8.7%, 11월에는 무려11.8%나 줄었다. 주요 교역 대상국인 중국(11월 -21.2%)과 미국(-1.7%), 일본(-11.9%)은 물론 베트남(-15.2%) 등 동남아 시장으로의 수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와 수출이 줄고 금리와 원자재 가격 등 비용은 상승하면서 중소기업의 부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 0.02%에 불과했던 어음부도율이 지난해 10월에는 0.2%로 열배 뛰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막히고 기업 대출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유동성 부족에 빠진 중소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새해는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하반기쯤에는 경기가 살아날지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