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이 토종 주포의 병역 비리 의혹에도 원정에서 난적을 잡았다.
OK금융그룹은 28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과 원정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1(25-22 25-23 17-25 25-23) 승리를 거뒀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하위 삼성화재에 당한 패배의 충격을 털어냈다.
9승 8패가 된 OK금융그룹은 단독 3위(승점 27)로 올라섰다. 1경기를 덜 치른 우리카드가 9승 7패, 승점 24로 4위다.
사실 OK금융그룹의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24일 삼성화재와 대전 원정에서 1 대 3 패배를 안았다. 설상가상으로 OK금융그룹은 아포짓 스파이커 조재성(27)이 병역 비리 연루 의혹을 받아 빠진 상황이었다. OK금융그룹은 전날 "조재성이 지난 25일 구단에 병역 비리 사건과 관련해 수사 기관에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구단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조재성을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했고 구단은 선수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OK금융그룹은 2위 현대캐피탈과 원정에서 레오가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자리를 옮기며 조재성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레오는 이날 양 팀 최다 31점을 쏟아부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승수도 11점, 주장 차지환이 7점으로 힘을 보탰다.
특히 레오는 1세트 22 대 21로 앞선 승부처에서 퀵 오픈과 백 어택을 꽂으며 승기를 가져왔다. 2세트 OK금융그룹은 11 대 12에서 진상헌의 속공과 전진선이 2개, 박승수가 1개 등 블로킹으로 역전했다. 레오는 백 어택으로 20 대 17 리드를 만들었고, 퀵 오픈과 백 어택으로 2세트까지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벼랑에 몰린 3세트 최태웅 감독의 퇴장에도 승부를 4세트로 몰고 갔다. 최 감독은 8 대 4로 앞선 가운데 2단 공격을 넣은 상대 곽명우가 당초 네트 터치로 실점한 게 비디오 판독 뒤 번복되자 오버 네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정이 유지되면서 최 감독은 한참을 항의하다 주심으로부터 세트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에 선수들이 결집하며 25 대 17로 4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OK금융그룹에는 레오가 있었다. 레오가 14 대 19로 뒤진 가운데 서브를 넣는 동안 박승수의 퀵 오픈과 레오의 백 어택 2개, 전진선의 속공, 서브 득점 등으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22 대 22에서 레오는 연속 강타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스파이크를 꽂으며 경기를 끝냈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이 팀 최다 26점, 공격 성공률 63.16%로 활약하고 전광인도 70%가 넘는 공격 성공률로 14점으로 거들었다. 그러나 허수봉(18점)의 공격 성공률이 40%를 밑돌며 아포짓 스파이커 대결에서 밀렸다. 시즌 6패째(11승)를 안은 현대캐피탈은 3위 OK금융그룹과 승점 차가 6으로 좁혀졌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페퍼저축은행과 광주 원정에서 3 대 1(27-25 20-25 25-12 26-24)로 이겼다. 7승 10패, 승점 22가 된 IBK기업은행은 KGC인삼공사(7승 9패·승점 21)를 밀어내고 5위에 올라섰다.
주포 산타나가 팀 최다 25점, 개인 최다 득점으로 활약했다. 표승주(18점)와 김희진(16점), 김수지(11점)도 거들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니아 리드가 역시 개인 최다이자 이날 양 팀 최다 30점을 올리고 트레이드로 이적해온 리베로 오지영도 출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개막 17연패, 지난 시즌까지 20연패로 2012-2013시즌 KGC인삼공사의 여자부 최장 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