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내용을 올렸다가 삭제한 러시아 부호가 인도의 한 호텔에서 추락사했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스크바 동부 블라디미르 지역의회 의원 파벨 안토프(65)는 지난 24일 인도 오디샤주 라야가다 한 호텔 3층 창문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블라디미르 의회 농업위원회 의장인 안토프는 소시지 등 육가공 업체 블라디미르스탠다드를 설립한 인물로, 2019년 포브스 추산 1억4천만달러(약 1780억원)의 자산가다.
안토프는 지난 6월 왓츠앱 계정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두고 "테러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올렸다.
이 글은 키이우 셰우첸키우스키 지구에서 러시아의 폭격으로 한 남성이 사망하고, 그의 7살 딸이 잔해 속에서 구조된 직후 나와 이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해당 글은 삭제됐고, 안토프는 다른 누군가 그 글을 올렸다며 "매우 성가신 오해"라고 해명했다. 또한 자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원자이자 애국자고, 전쟁을 지지한다고도 주장했다.
안토프의 의문사는 이번 인도 여행에 동행한 블라디미르 부다노프가 22일 같은 호텔에서 사망한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이들은 안토프의 생일을 기념에 이번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다노프는 호텔 1층에서 빈 와인병에 둘러싸여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인도 NDTV는 익명의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안토프가 친구인 부다노프의 죽음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 콜카타 주재 러시아 영사 알렉세이 이담킨은 러시아 타스 통신에 "(경찰은) 이 참극에서 별다른 범죄 가능성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BBC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래 수많은 러시아 거물이 의문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점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