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윤석열 정부로부터 복권없는 사면을 받아 28일 0시를 기해 창원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0시 4분쯤 창원교도소 정문을 나서 출소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김 전 지사는 "따뜻한 봄에 나오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오게 됐다"며 "추운데 나오신 분들께도 미안하고 개인적으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면은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됐다"며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결론적으로 선물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지켜보는 사람이나 모두가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 된 것 같다"며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통합은 이런 방식으로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국민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이어 "국민통합과 관련해서는 저로서도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정치의 중요한 역할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고 완화시키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이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지금 제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지난 몇 년간 저로 인해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이곳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에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 제가 그동안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다시 한 번 추운데 이 자리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저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고맙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댓글 조작 혐의(공직선거법 무죄, 업무방해 유죄)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창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정부가 하지만 전날 복권없는 사면 대상자에 김 전 지사를 포함, 발표하면서 사면 발효 시점인 이날 0시를 기해 해당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김 전 지사는 당초 그의 형기 만료일은 2023년 5월이었지만 이번 사면으로 잔여 형기 5개월이 면제됐다. 김 전 지사는 복권이 안 돼 2027년 12월 28일까지 5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로 인해 2024년 4월 국회의원 선거, 2026년 6월 지방선거, 2027년 3월 대통령 선거 등 공직선거에 나올 수 없다.
김 전 지사는 교도소 앞에서 출소 소회 발표 후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민홍철·김정호 국회의원, 허성무 전 창원시장을 비롯한 지지자 100여 명의 응원을 받고 떠났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경남 고성에 있는 부친 산소를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