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 즉 검찰청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축구팀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기업들에게 편의를 봐줬다는, 이른바 성남FC 제3자 뇌물의혹 사건 때문인데요.
사건을 맡고 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취재기자 연결해서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박창주 기자?
[기자]
네, 수원지검 성남지청입니다.
[앵커]
이재명 대표가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이 야권에서부터 전해진 것 같네요. 통보가 언제쯤 이뤄진 거죠?
[기자]
이재명 대표 측은 어제 오후 늦게 검찰로부터 오는 28일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에 출석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이 대표는 1박 2일로 경청투어에 나선 데다, 내일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까지 앞둔 상태인데요.
민주당은 방금 전 이 대표가 검찰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면 조사에 응할지 여부 등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죠,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이 됐는데 이제는 이 대표 본인에게까지 검찰의 손길이 닿게 됐네요. 최고 책임자를 향한 최후 통첩, 이런 느낌인데, 이 대표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오늘 경청투어 첫날 고향인 안동지역을 찾은 이 대표는 검찰 수사를 '야당파괴', '정적제거'로 규정하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인서트]
"야당 파괴하고 정적 제거하는 데 힘 쓸 때입니까 여러분? 대장동 가지고 몇 년 탈탈 털어오더니 이젠 무혐의 결정났던 FC 광고한 것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합니다.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습니까!"
[앵커]
'털어도 털어도 잘 안 털리니까 이젠 다 지나간 일을 또 꺼내오냐', '자신 있으면 또 털어봐라' 이런 뉘앙스로 들리는군요. 그런데 정말 이 대표 말대로 무혐의가 확실한 건가요? 이번 의혹의 핵심들과 한 번 짚어주시죠.
[기자]
네, 성남FC 의혹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자 성남FC의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6개 기업에서 160억 원 상당의 후원금을 받았는데, 이 돈이 순수 후원금 유치가 아니라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변경 등의 특혜를 제공하는 데 대한 대가였다는 의혹이 주된 내용입니다.
과거 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소위 친형 강제입원 사건,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 등과 함께 분당경찰서에 고발됐는데, 3년 정도 시간이 흐르자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대선 직전인 지난 2월 검찰의 요청에 따라 보완수사가 이뤄졌고, 경찰은 지난 9월 검찰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이후 검찰은 두산건설과 성남FC 사무실, 성남시청 등 관련 기업들과 기관들을 상대로 압수수색과 관계자 조사를 벌였고 추가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후원금 진행 과정의 불법성을 보고받고도 수용을 결정한 의혹의 '종착점'으로 판단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검찰이야 그간 꾸준히 의혹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검찰의 판단에 따라 보완수사 요구 7개월 만에 기존과는 정반대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애초 부실수사를 했던 것 아니냐, 심지어 그때 그때 정권 입맛에 맞춰 수사결과를 바꾼 것 같다는 비난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 대표 말고 성남FC 의혹 관련해서 일부 인물들의 재판도 진행 중이죠?
[기자]
네, 맞습니다. 두산건설 전 대표와 성남시 전 전략추진팀장은 뇌물공여와 뇌물 혐의로 각각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 공소장에는 이 대표는 물론, 최측근인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공모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앞서 말씀하신대로 이 대표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된 데 이어 이 대표까지 소환 통보를 받으면서 이재명 대표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민주당 안팎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의혹 관련 재판들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 대표 소환 조사를 거쳐 앞으로 사법적 판단에 있어 쟁점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성남FC에 들어간 후원금 자체가 뇌물인지부터 재판을 통해 가려져야 할 대목입니다.
또 이 대표가 직접 뇌물을 받은 건 아니지만 성남FC에 뇌물이 흘러가도록 해 정치적으로 치적을 쌓는 등 이익을 봤다는 게 검찰 판단의 핵심인데요. 실제 이 대표가 이득을 본 부분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입증할지, 또 의도적으로 업체들로 하여금 돈을 내도록 직접 영향을 미쳤는지 등이 혐의 입증에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까지 이 대표 측은 성남FC를 통해 광고를 집행해주고 정당한 비용을 받아 오히려 세수까지 늘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례 없는 현직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측은 즉각 브리핑을 열고 "검찰이 경찰 팔을 비틀어 죽은 사건을 다시 살려냈다"는 표현을 써가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에만 눈이 먼 어불성설"이라며 검찰에 출석해 당당히 조사받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과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브리핑 내용 들어보시죠.
[인서트(박스팝)]
"이 대표가 10원 한 장이라도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은 게 있습니까? 온갖 곳을 들쑤시고 이 잡듯 먼지를 턴다고 무고한 사람에게 죄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에 대한 수사는 불공정한 이재명 죽이기이고 남에 대한 수사는 정의와 상식의 구현이라는 말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입니다."
[앵커]
국회에서는 내일 본회의 예고에 예산안 등을 둘러싼 여야 간 막판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 중인데, 이번 소환 통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여기까지 듣죠. 박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