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지수 '위기' 단계 진입…단기자금 유동성 경색 영향

한은,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간
금융불안지수, 2020년 4월 팬데믹 이후 최고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운데)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기 금융시스템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위기' 단계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랜드 사태와 급격한 금리 인상이 맞물려 단기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나타난 영향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했던 202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불안지수는 지난 10월 기준 위기단계(22이상)에 해당하는 23.6을 기록했다.

금융불안지수가 높을수록 금융불안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8을 넘으면 주의 단계, 22을 넘으면 위기단계로 분류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불안지수는 채권 및 단기자금 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이 일부 제약되면서 10월 위기 단계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당시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까지 폭등했을 때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반영됐다.
 
다만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방안을 내놓으면서 11월 금융불안지수는 23 수준으로 소폭 내렸다. 이정욱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은 "정부의 시장안정화 조치 이후 기업 어음 시장에서 금리 스프레드가 좁혀졌고 환율 변동성도 줄어들면서 앞으로 금융불안지수도 소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또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일부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자금중개 기능은 전반적으로 원활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44.9로 집계돼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장기 평균(36.8)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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