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국제 유가 상승세도 주춤하면서 1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2% 하락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0월보다 0.2% 낮은 120.42(2015년 수준 100)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8월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가 9월 0.1%, 10월 0.5% 등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11월 0.2% 내리면서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6.3% 올라 2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률은 6월 10.0%, 7월 9.2%, 8월 8.2%, 9월 7.9%, 10월 7.3%, 11월 6.3%를 기록하면서 5개월 연속 둔화했다.
품목별 등락률을 살펴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3.2% 하락했다. 수산물이 4.1% 상승했지만, 농산물이 7.8%, 축산물이 0.6% 하락했다.
한국은행 서정석 물가통계팀장은 "양호한 기상 여건 속에서 가을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늘었다"며 "쌀도 소비 감소·재고 증가 등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축산물의 경우 돼지고기·소고기 등의 사육 두수가 늘고, 수입량도 증가해 전체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공산품 가격도 0.2% 내렸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경기 둔화 우려에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화학제품(-0.9%)과 석탄·석유제품(-1.0%) 등이 내렸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은 전월보다 0.1% 하락했다. 원료비 연동제로 11월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이 인하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12월에는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는 금융·보험서비스(1.3%) 등이 올랐으나, 운송 서비스(-0.3%) 등이 내려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세부 품목별로는 무(-47.8%), 배추(-45.1%), 경유(-2.1%), 휘발유(-2.3%), 자일렌(-3.4%), 벤젠(-6.1%), 전세버스(-10.6%) 등이 하락했다.
물오징어(18.6%), 맥주(3.5%), 우유(2.2%), 니켈괴(10.1%), 위탁매매수수료(6.8%)등은 상승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한 달 새 1.5% 내렸고, 원재료(-4.7%), 중간재(-1.1%), 최종재(-1.2%)가 모두 하락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11월 총산출물가지수는 10월보다 1.7% 내렸다. 농림수산품(-3.2%), 공산품(-2.5%) 등이 하락했다.
서 팀장은 12월 생산자물가 전망에 대해 "공공요금, 가공식품 가격 인상 등이 예정돼 있으나, 원달러 환율이나 유가는 하락세이기 때문에 상·하방 요인을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