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초에 부동산 규제지역을 추가 해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서울에서 규제지역이 해제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주택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규제지역을 연초에 추가 해제하고, 지난 6월 개편안을 내놓았던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서도 민간택지의 적용 지역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달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경기도와 인천, 세종 등 전국의 부동산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과천, 성남 분당구와 수정구, 광명, 하남 등 5곳만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2중 규제지역으로 남은 상태다.
다만 서울 집값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일각에서 서울 외곽 지역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제기하면서 올해 안에 규제지역이 추가로 해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던 터였다.
그럼에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시장 전체가 위축된 부분에 대해 규제를 해지한다고 직접적으로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5개 지역을 제외한 규제지역을 해제하던 당시에도 국토부 김효정 주택정책관은 "서울은 끝까지 규제지역으로 묶겠다는 게 아니라 서울의 주변 지역을 풀고 나면 그 효과가 어떻게 나는지를 한번 보고 그다음에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이 낫지 않겠느냐"며 규제 해제 이후 시장 동향을 살펴 결정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울이 갖는 상징성 탓에 주변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나 시장과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고, 개발·주택수요도 높기 때문에 서울만큼은 규제지역 해제에 신중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이 역대급 하락세를 보이면서 정부도 추가 규제지역 해제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는 2.06% 떨어져 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19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2.89% 하락해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월세도 0.04% 감소해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달 들어서도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65% 하락해 2012년 5월 주간 시세 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5월 말 이후 29주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부는 과도한 실거주 및 전매제한 규제는 지역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내년 연초에 국토부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비실거주자의 투기를 막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 등에 대한 실거주 의무와 전매제한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분양이 급격히 늘어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서 시장에서는 청약 규제를 완화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관심을 끌었던 둔촌주공단지의 흥행이 저조한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로 8년 전매제한,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거주의무 기간을 완화·폐지하거나 전매제한 기한도 완화하고, 관련 기준도 단순화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생활안정·임차보증금 반환이 목적인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주택을 구입할 때와 동일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적용하고, 규제지역이라도 무주택자에 대해서는 LTV를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