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기업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경남 거제에서는 환영과 기대, 우려가 교차했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화가 공식적으로 인수 기업이 된 만큼 시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며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가 마무리되면 신성장 먹거리 분야로 뜨고 있는 방산부문의 강화를 비롯한 사업 재편,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새로운 성장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환영했다.
국민의힘 서일준(거제) 국회의원도 성명서를 내고 "산업은행이 임시로 관리해오던 체계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한화그룹이라는 좋은 인수자가 생겼으니 잘된 일"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와 함께 세계적인 역량을 키워 다시금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는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타냈다.
원청인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애초 한화와의 약속대로 당사자의 자격으로 본계약 체결에 참여했으며, 이제 기업 결합심사만 남았다"며 기업 인수 절차까지 마무리되도록 한화 측과 논의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지회의 고용보장, 노조 및 단체협약 승계, 회사발전, 지역발전 등 4대 요구안이 본계약서에 포함됐다. 또, 사측이 하청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470억 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직접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하청노동자들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며 "한화는 하청노조인 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본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철저히 무시했다"고 밝혔다.
하청지회는 "하청노동자를 원청과 전혀 상관없는 존재라고 무시하고 외면할 것인가"라며 "한화는 특히 대우조선이 하청지회 지도부에게 제기한 지난해 10억 4천만 원, 올해 4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청노동자의 고통스러운 현실이 담긴 요구 내용을 진정성 있게 검토하라"며 "조선소의 불법과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조선하청지회, 웰리브지회와 진심으로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과 회사 지분 49.3%에 해당하는 신주 발행에 대한 본계약을 16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약 2조 원 규모의 지분 인수로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대우조선해양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 보통주식 1억 443만 8643주를 주당 1만 9150원에 신규로 발행한다.
이번 본계약 체결로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함에 따라 조기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 이를 발판으로 한화그룹과 글로벌 방위산업,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시너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대우조선이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한 것은 2001년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졸업한 지 21년 만이다. 앞으로 기업결합 심사 등 국내외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