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를 넘어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와 아슈라프 하키미(24·모로코)의 찐한 우정을 볼 수 있었다.
프랑스는 15일 오전(이하 한국 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반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 후반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의 골을 앞세워 2 대 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 절친 더비로 관심을 모았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공격수 음바페와 모로코의 수비수 하키미였다.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의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하키미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모로코 출신의 부모 아래서 태어났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둘은 2021년부터 PSG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동료이자 최고의 친구가 됐다.
준결승에서 프랑스는 음바페를 왼쪽 공격수로, 모로코는 하키미를 오른쪽 수비수로 선발 배치했다. 자연스레 음바페와 하키미가 맞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 음바페는 측면을 활용한 돌파보다는 중원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을 펼쳤다. 하지만 둘의 충돌은 필연적이었다.
음바페가 모로코 골키퍼와 충돌했을 때는 하키미가 옆에 있었다. 음바페도 미안한 듯 골키퍼에게 사과했고 하키미가 옆에서 이를 지켜봤다.
음바페는 상대의 발에 밟혀 축구화 끈이 끊어졌지만 크게 신경질을 내지 않았다. 다만 주심이 반칙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간절함이 큰 하키미의 플레이가 더 거칠어졌다. 프랑스 선수들과 신경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음바페가 본격적으로 왼쪽 측면 돌파를 시도하자 하키미와 충돌은 잦아졌다. 그러나 둘은 경기만 집중할 뿐 감정 싸움은 하지 않았다.
음바페와 하키미는 전후반 정규시간과 추가시간 등 100분간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경기를 마쳤다.
음바페는 경기 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있는 하키미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켜 세우며 위로를 건넸다. 하키미도 그런 음바페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음바페는 하키미와 서로 유니폼을 교환했다. 음바페는 하키미의 이름을 앞으로 오게 한 뒤 팀으로 돌아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하키미도 음바페의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씁쓸한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음바페와 하키미의 카타르월드컵 여정은 이제 한 경기씩 남았. 프랑스는 오는 19일 자정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모로코는 이에 앞서 18일 자정 크로아티아와 3·4위 결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