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1호기 운전, 한빛 4호기 재가동…주목받는 'K-원전'

한수원 제공

신규 원자력발전소인 신한울 1호기 운전 시작과 함께 한빛 4호기가 약 5년 만에 재가동에 돌입하면서 에너지 위기 속 원전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전 수출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선 전력계통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등을 감안하면 원전 의존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0년 착공을 시작해 이달 완료된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1400) 신한울 1호기가 본격 운전을 시작했다. 정부는 14일 경북 울진 소재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부지에서 신한울 1호기 준공식을 열었다. 당초 준공식에 참석하기로 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공무원들의 한파 비상근무 등을 고려해 불참하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통령 축사를 대독했다.
 
연합뉴스

국내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의 시설 용량은 1400MW급으로 모두 2기다. 예상 발전량은 약 1만424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경북 전력소비량(4만4천GWh)의 약 25%에 달하는 셈이다.
 
신한울 1호기의 운전을 두고 에너지 및 무역 안보 기여, 핵심 기자재 국산화 및 원전수출 활성화, 원전 생태계 재도약의 발판 등 크게 3가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한국전력의 올해 누적 적자만 약 4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신규 원전이 에너지 위기의 '구원 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단 동계수급기간 전력예비율을 11.7%에서 13.3%로 1.6%포인트 상승시켜 겨울철 전력 수급 안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전력 생산에 석탄, 원전, LNG 등이 주요 원자재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한울 1호기가 연간 140만톤 이상의 LNG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LNG의 올해 1월부터 지난 1일까지 발전량은 148만톤, 동북아시아 가격 JKM 기준으론 약 26억 달러에 달했다. 원전에 필요한 원자재인 우라늄 사용량은 연간 29톤, 올해 도입가격이 kgU당 200만원(환율 1300원 기준)임을 고려하면 약 4500만 달러로 추산된다. LNG 수입에 써야 할 비용을 상계하면, 결과적으로 신규 원전 가동으로 약 25억5천만 달러의 수입 대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가 앞서 발표한 '2030년까지 10기 원전수출'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 효과가 전망된다.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에 한국형 원전 수출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일감도 오는 2023년 상반기에 본격 공급되는 등 약 2조원 이상의 일감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재가동을 결정한 한빛 4호기도 글로벌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로 격납건물 내 공극(구멍) 발생 등 결함으로 운전을 중단했던 한빛4호기는 5년 7개월 만에 재가동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 2017년 5월 실시한 격납건물 정기검사에서 콘크리트 공극 140곳, 외벽 철근 노출 등이 발견되며 중단된 바 있다.
 
정부는 그동안 보수 작업 등을 거쳐 건물의 구조 건전성이 확보됐다고 보고 지난 11일 재가동을 승인했지만, 지역 환경단체 등에선 안정성 입증이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정부 측 원전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한빛4호기는 오래 전에 지어진 원전이라 공극 문제가 설계 당시부터 문제가 있던 걸로 드러났다"며 "격납 건물의 공극에 대해선 보수 공사 이후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와 운전을 재개한 것"이라고 했다.
 
신한울 1호기와 한빛 4호기 등이 본격 가동되면서 에너지 수급 문제에 일정 부분이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지만, 일각에선 전력계통과 송전 문제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원전 의존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신한울 원전 가동으로 한전의 적자 폭 확대를 막는 등 일정 부분 에너지 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원전으로 만든 전기를 수도권으로 모두 송전할 순 없는 등 문제가 있어서 무한정 그 비중을 높이긴 힘들다"고 했다. 또 다른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경직성 전원인 원전은 원래 탄력적 운영이 힘들다는 약점도 있지만, 사용후연료 처리 문제 등 또 다른 환경 이슈가 있어 비중을 급격히 높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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