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에 나섰던 두 축구 영웅의 희비가 엇갈렸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는 결승,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는 3·4위전으로 향한다.
크로아티아는 14일(이하 한국 시간) 카타르 알다옌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4강에서 아르헨티나에 0 대 3으로 졌다.
조별리그부터 단 한 경기도 지지 않고 남미 강호 브라질까지 꺾은 크로아티아였지만 아르헨티나의 벽은 끝내 넘지 못했다. 이로써 모드리치의 마지막 월드컵 우승 도전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날 모드리치는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미드필더로 출장했다. 모드리치는 중원에서 수비에 비중을 두며 경기를 조율했다.
전반 34분 메시의 페널티킥 골이 터지기 직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크로아티아는 점유율을 가져간 채 아르헨티나의 역습을 침착하게 저지했다. 특히 모드리치는 상대의 압박을 풀어주며 전방으로 공을 연결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선제골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5분 만에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에게 추가골을 허용했고 0 대 2로 후반을 시작했다.
모드리치는 주도권을 넘겨준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결정적인 골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24분 메시의 도움에 이은 알바레스의 멀티골로 3골 차로 벌어졌다.
모드리치는 0 대 3으로 뒤지던 후반 중반 직접 찬 공이 상대에 맞고 오히려 자신의 얼굴을 강타했다. 코를 만지며 고통스러워하던 모드리치는 후반 36분 로브로 마예르(스타드 렌)와 교체됐다.
모드리치는 벤치로 들어가며 팬들과 코칭스태프의 격려를 받았지만 아쉬운 듯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경기 후 모드리치는 메시와 인사를 나누며 아르헨티나의 결승 진출을 축하했다.
경기 후 FIFA는 공식 월드컵 트위터에 모드리치의 사진과 함께 "레전드"라고 언급하며 그의 마지막 도전을 격려했다.
2006년 A매치로 데뷔한 모드리치는 그해 독일월드컵 출전했지만 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14 브라질 대회도 조별리그에서 마친 모드리치는 2018 러시아 대회 때 팀을 결승전으로 이끌었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모드리치는 월드컵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모드리치는 2018년 발롱도르까지 수상, 2010년대 메시(2010·2011·2012·2015·2019 수상)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013·2014·2016·2017 수상)를 제외한 유일한 발롱도르 수상자로 기록됐다.
크로아티아는 오는 18일 자정 카타르 알라얀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프랑스-모르코전 패자와 3·4위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