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회사 사칭,소비자 울리는 벤처기업의 얄팍한 상술

터무니없는 가격에 한글 인터넷 주소 팔아…KT "나몰라라"


KT 자회사인 것처럼 전화를 걸어 몇 배나 비싼 비용으로 한글 인터넷 주소 등록 계약을 유도하는 얌체 기업이 있다.

KT 이름만 믿고 계약한 피해자들이 뒤늦게 환불을 요구해도 중재나 피해 배상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계약 해지를 해주지 않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거대 통신업체 이름 팔아 장사하는 얄팍한 상술

심리 관련 연구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최근 KT의 자회사라는 한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최근 한글 인터넷 주소 등록 서비스가 KT에 통합됐다며 한글 주소를 선점하지 않으면 사업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이씨는 KT라는 이름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3년간 1,080,000원이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회사는 KT의 자회사도 아니었고 제공하는 한글 주소 등록 서비스 역시 다른 업체를 통해 1/3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

뒤늦게 속은 것을 알게 된 이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계약 해지는 커녕 오히려 법적으로 대응하라며 당당하기만 했다.

"KT 이름만 믿고 한 거죠"…KT 관계자 "우리와 관계없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등에는 이씨처럼 이 회사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고발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또 대한 상사중재위원회에는 지난 한달동안 이 회사와 관련된 피해 신고가 60건이나 접수됐다.

하지만 계약 대부분이 전화로 이뤄져 계약 내용을 입증할 방법이 없어 중재나 알선 등을 통해 해결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과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승소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소송을 꺼리고 있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KT의 꼬리자르기식 책임 회피도 문제

상황이 이런데도 KT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KT를 사칭한 문제의 업체는 지난 2000년 KT의 사내 벤처로 출발했다.

당시 KT는 사내벤처투자조합을 거쳐 간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회사 지분 10%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KT와 문제의 업체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KT는 해명을 요구하는 피해기업들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


KT를 사칭한 회사의 전화번호만 알려주며 직접 해결하라는 것이다.

피해 기업 관계자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KT라는 거 또, 이 사업이 KT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루에 적어도 두 세 차례 이상 피해 전화가 오는데도 KT는 정확한 피해 상황조차 모르고 있으며, ''관련 없는 회사''라는 해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KT관계자는 "콜 센터에 연락해서 (관련회사가) 아니라는 걸 설명했다"며 다른 조치에 대해서는 "없다"고 말했다.

KT, 한달전까지 지분보유…소비자 항의에 "관련없는 회사다" 발뺌

KT는 1년 간 해당 업체에 ''사칭하지 말라''는 공문을 세 번 보낸 것 외에는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피해가 접수되기 시작한지 지 1년이 지난 지난 달 31일에서야 해당 업체에 대한 상호부정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기업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공고문 역시 지난 2일에야 홈페이지에 올렸다.

특히 피해업체가 속출했지만 KT는 지난달 16일에야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이 회사와의 관계를 청산하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KT는 CBS의 취재가 시작되자 "5대 일간지에 주의 광고를 실을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책임은 회피하고 꼬리 자르기에만 급급한 처사에 피해 업체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CBS 사회부 조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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