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쏙:속]윤석열 표 노동정책 시동…69시간 근무 가능

1. 저번 주 안 쓴 초과근무도, 다음 주 쓸 것도…몰아서 가능

연합뉴스

4년 전 도입돼 정착한 주52시간제는 현재 1주일을 기준으로 연장근로 12시간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용역으로 노동개혁안을 논의해 온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4개월의 연구 활동을 마친 후 발표한 권고문에서 이 기준을 한 달에서 최대 1년까지 넓히자고 제안했습니다. 일할 때 몰아서 일하고 쉴 때 쉬자는 겁니다. 노동계는 벌써부터 '과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권고안에서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월 단위로 초과근무 시간관리 단위를 바꾸면 일주일에 최대 12시간 초과 근무가 가능하던 것이 월 52시간 초과근무로 바뀝니다. 전주에 안 쓴 초과근무, 다음주 쓸 초과근무를 월 단위로 당겨쓸 수 있게 되는데, 계산상으로는 원래 주당 노동시간 40시간에 월 단위 초과근무 가능 52시간을 더해 일주일에 몰아서 92시간 근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다만 근무일 간 11시간은 연속휴식을 보장하도록 해서 이 부분을 적용하면 일요일 하루 쉰다고 가정할 경우, 주 69시간 근무가 가능해집니다. 지금보다 한주에 17시간 더 일하게 되는 겁니다.

문제는 연속휴식 보장을 24시간 이내에서 계산하라는 문구가 없습니다. 야근을 하다가 새벽에 퇴근하면 퇴근한 새벽부터 휴식시간을 계산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휴식 뒤 다시 철야를 할 수도 있다는 건데 노동 시간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건 노동 강도입니다. 더 몰아서 일하게 되면 노동 강도는 더 올라가기 때문에 과로에 대한 걱정이 커지지 않을 수 없고, 건강권 확보를 위한 좀 더 세밀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추가근로제 유효기간 연장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2. 직무·성과급제로 바꾸면 자연히 정년연장? 

 
이번 권고안에서 근로시간 유연화만큼 관심이 큰 부분이 '정년 연장'인데요. 사실 정년 연장은 임금체계 개편에 따른 일종의 부수적 효과 같은 것이라 본격적으로 정년연장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연공서열, 즉 입사연도가 오래되면 월급을 그만큼 많이 가져가는 호봉제 구조를 깨고, 업무 성과나 직무에 따라 월급을 차별화하는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하면 나이가 많다고 월급을 올려주지 않아도 되니, 연차가 높은 직원을 부담 없이 일 시킬 수 있고, 자연히 정년연장 논의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냐는 논리입니다. 따라서 이번 임금체계 개편논의가 본격적인 정년연장 논의라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게다가 임금체계를 포함한 취업규칙을 바꿀 때 이를 직군별로 합의하도록 하자는 권고도 내놨는데요. 지금은 사업장 전체 노동자의 과반 동의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지만 이걸 직군별로 쪼개자는 내용입니다. 물론 직군별 특성에 따라 어디는 호봉제 어디는 직무급제 등으로 한 회사에서도 임금 체계를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현실을 보면 사용자의 힘은 그대로 두고 협상대상을 직군별로 쪼개면 이른바 '갈라치기' 가능성이 커집니다. 노측 협상력이 급격히 낮아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노노 갈등도 부를 수 있어 현실에서 제대로 정착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래저래 논란거리가 많지만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필코 완수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만큼 윤석열 정부에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관련 내용은 상당수가 법 개정 사안이라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제안이 현실로 되기까지는 순탄치 않은 과정이 예상됩니다.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왼쪽 두 번째)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3. 예산안 협상 난관 법인세…왜 뜨거운가


 예산안 협의는 시한을 이틀 앞두고도 안갯 속입니다. 특히 대기업 법인세를 깎아주는 문제를 놓고 여야는 날선 공방을 벌이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인세를 낮추면 그 혜택은 서민들에게 돌아간다"라고 강조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경우에 내는 세금을 왜 깎아줘야 하느냐"며 서민감세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법인세 논쟁은 새로운 논쟁이 아닙니다. 양당의 국정철학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국민의힘은 과거부터 법인세 인하를, 민주당은 법인세 인상을 주장해왔습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들어 기존 법인세 최고세율 22%는 25%로 인상됐고, 윤석열 정부는 이를 다시 22%로 돌리자고 주장하는 겁니다. 법인세 인하 논쟁에는 양당의 물러설 수 없는 국정철학과 정책 기조 등의 의미도 담겨 있기 때문에 더욱 첨예하게 부딪히는 모습입니다.
 
 

4. 올해 마지막 FOMC 앞두고 뉴욕증시 상승…낙관론 힘 받나


오늘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1% 넘게 큰 폭 상승했습니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쪽에서 통화긴축이 오래 지속될 거란 신호가 잇따르면서 경기침체의 공포가 엄습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깁니다. 우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어제 방송 인터뷰가 한몫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물가는 낮아질 거라고 믿는다. 인플레의 생명은 짧다"며 낙관론을 제기했습니다.
 
여기에 우리시간 오늘 밤 나오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예상치도 증시에 미리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간 상승률이 10월 7.7%에서 11월 7.3%로 더 둔화될 걸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또 근원 물가지수상승률도 6.3%에서 6.1%로 더 꺾일 걸로 예상되는 등 연준의 공격적 긴축의 약효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기대를 낳을 만한 숫자들입니다. 이제 관건은 우리시간 목요일 새벽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 결정입니다. 지난주 내내 격론이 오갔지만, 오늘 시장 분위기론 0.5 가 다시 대세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늘 뉴욕증시가 일부 IT, 바이오주들의 대형 M&A이슈가 매수세를 견인한 만큼 경기침체 불안감 가시지 않았다는 경계감도 존재합니다.
 
연합뉴스
 

5. 中, 위드 코로나 진통…의료체계 과부하 예상

 
위드코로나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중국에서 감염자 숫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핵산검사를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주요 의약품이나 항원검사 키트도 자주 품절되는 등 준비 없이 맞은 위드코로나에 혼돈스런 상황입니다. 베이징의 응급구조센에는 평소보다 예닐곱배 많은 전화가 걸려 오고 있는데 대부분 코로나 관련 문의나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들입니다. 의약품은 금방 동나고 자가진단 키트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두문분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는 정확한 통계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탭니다.
 
중국의 뒤늦은 확산세는 내년 춘제를 전후한 1~2월에 1차 절정기에 이르고, 중국인의 60% 이상이 감염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15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방역 당국은 노인 등 고위험자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외출과 소비를 자제하면서 도시는 통제가 풀렸음에도 여전히 썰렁한 아이러닉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