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KWMA와 선교통일한국협의회가 최근 통일 시대 북한 선교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원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각 교단과 교회가 개별적으로 북한 선교에 나서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기독교계가 북한 선교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통일 이후 북한 선교와 북한 교회 재건에 대한 한국교회의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KWMA는 "한국교회는 분단 이후 한 번도 통일된 북한 선교 원칙을 합의한 바가 없다"며 "의결 조율 없이 갑작스럽게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오늘날 각 교단·교회별 북한선교 계획이 난무하고, 범교계적 전략이 준비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된 북한 선교 원칙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조봉희 이사 /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교단,교파를 총 망라해서 끌고 갈 기관이 없잖아요. 다 각개전투로 가기 때문에…북한 재건, 교회 재건에 있어서 우리는 외형적 프로젝트보다 사람을 키우는 관점에서 갈텐데, 이런 큰 그림 속에서 출발합니다."
이번 회의에선 한국교회가 1990년대 '북한교회재건운동'을 통해 합의한 북한선교 3대 원칙을 계승하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3대 원칙이란 북한교회 재건은 한국교회가 창구를 일원화해 수행해야 한다는 '연합의 원칙'과 북한엔 분열된 남한교회의 교파가 아닌, 단일기독교단을 세운다는 '단일의 원칙', 그리고 북한 교회는 자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세워야 한다는 '독립의 원칙'입니다.
특히, 바람직한 북한 선교를 가로막는 장애물로는 '남북, 계층, 노사,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정치권'과 물량을 앞세운 이단 사이비 단체들의 포교 활동, 대형교회와 선교단체들의 경쟁적 소모전 등이 제시됐습니다.
참석자들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북한 선교 매뉴얼을 만들고, 한국교회 전체가 지속가능한 운동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종순 목사 /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한국교회가 통일에 걸림돌이 될 겁니다. 교단, 교파, 대형교회, 선교단체 다 올라갈 거 아니에요. 깃발 꽂아야 되잖아요. 북한 통일 이후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통일을 위한, 통일 이후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역할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대담 발제자로 나선 아신대 북한연구원 조기연 교수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통일 후 바른 신학을 세워나가기 위한 '신학공관작업'과 이단 사이비에 대한 공동 대응, 경쟁적 성과주의를 지양하는 '선교지 분할 협의', '창구의 단일화' 등을 제안했습니다.
또, 교회 용어의 통일과 북한 출신 목회자와 남한 출신 목회자의 역할 구분 등도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기연 교수 / 아신대 북한연구원]
"(통일 이후 북한에) 신학교가 난립할 수도 있는데, 교단들이 통일 이전에 같이 신학공관작업이 필요해요. 중심진리, 이것만큼은 어느 신학교가 세워져도 같은 마음으로 전해나간다고 하는…. 교단의 역할은 무엇이고,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우리가 논의해서 원칙적인 기둥만큼은 세워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고요."
KWMA는 "독일처럼 갑자기 북한의 문이 열리게 된다면 큰 혼란과 경쟁적 소모전이 일어나 북한 복음화에 많은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범교계적 북한 선교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일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북한 전문가와 학자, 탈북민 등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의와 대화를 통해 바람직한 공통 원칙을 세워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이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