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신동' 조명우(24·실크로드시앤티)가 드디어 생애 첫 3쿠션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조명우는 11일(한국 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2022 샤름엘셰이크 3쿠션 월드컵' 결승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를 50 대 45로 눌렀다. 3쿠션 세계 '4대 천왕'이자 세계 랭킹 2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조명우는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구 천재' 김행직(전남당구연맹)이 2017년 세운 25살 월드컵 우승 기록을 1살 줄였다.
한국 선수로는 7번째 우승이다. 조명우는 고(故) 김경률, 최성원(부산시체육회), 강동궁(SK렌터카), 조재호(NH농협카드), 허정한(경남연맹), 김행직에 이어 월드컵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명우의 거침 없는 기세가 결승까지 이어졌다. 이번 대회 최종 예선(Q라운드)부터 출전한 조명우는 9번 경기에서 180이닝 동안 386점을 기록해 이닝 평균 2.144점의 놀라운 공격력을 뽐냈다.
32강 조별 리그에서 산체스를, 8강전에서는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꺾는 기염을 토했다. 4강 돌풍을 일으킨 서창훈(시흥시체육회)도 조명우의 상승세를 당하지 못했다.
결승에서 조명우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첫 2이닝을 공타에 머물며 산체스에 0 대 5로 뒤졌다. 그러나 조명우는 산체스가 3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친 사이 12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산체스도 7이닝 9점을 치며 따라붙었지만 조명우가 곧바로 7점을 집중하며 주도권을 지켰다. 9이닝에서 산체스가 다시 7점으로 역전까지 이뤘으나 조명우가 폭풍처럼 다시 12점을 올리며 상대 기를 꺾었다. 12이닝에서 43 대 28까지 달아난 조명우는 17이닝째 46 대 45까지 쫓겼지만 4점을 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승 이닝 평균 득점은 2.971이었다.
조명우는 지난달 11월 강원도 동해에서 열린 '제74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지난 2월 제대 뒤 야심차게 우승을 노린 조명우는 에선 종합 1위에 올랐지만 16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조명우는 직후 열린 '2022 동트는 동해배 전국당구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2022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대표로 손준혁(18·부천상동고등학교부설방송통신고등학교)과 우승을 합작했다. 그 여세를 몰아 마침내 생애 첫 월드컵 정상까지 이뤄냈다.
조명우는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지금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무척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더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명우는 세계 랭킹을 12위까지 올리며 향후 시드 플레이어 자격까지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