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시승기]"세단의 기준에 향수를 더했다"…현대자동차, 7세대 그랜저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현대차 제공

출시 당시부터 이른바 '각 그랜저'의 향수를 담았다며 화제를 모았고 출고를 기다리는 대기 인원만 10만9천여명에 달했다.

고금리와 위축된 소비 심리에도 구매를 취소해 이탈하는 인원도 그리 크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현대자동차 7세대 그랜저인 '디 올 뉴 그랜저' 얘기다.

1986년 최고급 세단으로 탄생한 그랜저는 30여 년간 대한민국 고급 세단의 명성을 이어왔다. 지난 8일 경기 하남에서 의정부에 있는 한 카페까지 왕복 100km가 조금 못 미치는 거리를 시승했다.

시승에 앞서 바라본 전면부, 특히 스타리아가 떠오르는 긴 수평형 LED 램프는 여전히 낯설다. 고객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중후한 세단에 날렵함을 느끼게 해주는 듯해서 괜찮아 보였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김승모 기자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처음 느껴지는 부분은 부드러운 출발이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나아간다. 가속 페달을 '꾹' 밟지 않아도 된다. 스티어링 휠 또한 적당한 무게감으로 부드럽게 돌아간다.

회전 구간에서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차체를 잘 잡아줘 쏠림이 심하지 않았다. 노면 상태가 불규칙하거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전반적으로 주행 질감이 안락하고 편안하다. 세단의 기준을 넉넉히 충족하는 것 같다.

제동은 다소 민감하게 느껴졌다. 브레이크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바로 반응했다. 이 부분은 운전자가 적응해 감을 잡는다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어 보였다.

다만, 고속 주행을 위해 가속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엔진 회전수(revolution per minute·rpm) 소리가 꽤 들린다는 점이다. 시승차는 3.5 가솔린 엔진이다. 20인치 휠 기준으로 공차중량이 1800kg인데 힘이 달리는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최대 출력 300마력인 차가 힘이 부족할 리는 없겠지만, 시승하면서 거친 rpm 소리는 귀에 거슬렸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현대차 제공

특히 이번에 시승한 그랜저는 이중접합차음 유리 등의 효과로 외부 소음 차단 효과가 매우 뛰어났다. 그래서인지 더욱 내부에서 나는 소음에 신경이 쓰였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훌륭했다. 차간 거리 조정은 물론 차선 정중앙으로 안정된 주행 능력을 보였다. 다만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하면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 함께 작동하는데 일반 도로에서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도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다시 차로 유지 보조 기능 버튼을 눌러야 한다.

도로 사정에 따라 2단계로 기능이 작동하도록 돼 있는 것인데 오히려 함께 기능이 작동하도록 설계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김승모 기자

2열 공간도 꽤 넓다. 레그룸은 2895mm에 달하는 동급 최장 휠베이스로 상당히 여유로웠다. 특히 뒷좌석 리클라이닝 시트는 쇼퍼드리븐카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다만 이번 시승에서는 아쉽게도 주행 중 뒷좌석에 앉을 기회가 없었다.

디 올 뉴 그랜저는 △2.5리터 GDI 가솔린 △3.5리터 GDI 가솔린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리터 LPG 등 4가지 모델이 출시된다.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 LPG 3863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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