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아버지와 어린 남동생 2명 돌보는 중학생 유미

가천문화재단, 가천효행대상 분야별 수상자 선정
지체 장애 어머니 수발 든 아들, 남학생 부문 대상
전신 마비된 시어머니 돌보는 베트남 아내는 다문화효부상

연합뉴스

선천적인 청각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어린 남동생들을 알뜰살뜰 챙긴 중학생이 '현대판 심청이'로 선정됐다.

가천문화재단은 제24회 가천효행대상에서 심청효행상 여학생 부문 대상에 순천매산중 3학년 정유미(15)양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정양은 외벌이로 식품 가공 공장을 다니며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를 위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청각장애인 아버지와 남동생 2명을 돌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가 외출할 때면 항상 동행하며 소통을 돕고,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가족들의 식사와 빨래를 책임지는 효녀다.

장난기 많은 남동생을 둘이나 챙기기는 쉽지 않지만, 유튜브로 배운 '스팸마요덮밥'을 차려주면 기뻐하는 동생들을 보고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올해 신설된 심청효행상 남학생 부문 대상은 지체 장애 어머니의 수발을 홀로 책임지는 호원대 1학년 한요한(23)씨에게 돌아갔다.

한씨는 뇌병변 2급장애에 선천적인 심장병을 앓다가 유명을 달리한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의 식사와 용변, 목욕 등을 챙기고 있다.

주간에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생활비를 벌고 저녁과 주말에는 거동이 어려운 어머니 곁을 지키는 든든한 아들이다.

다문화효부상 대상의 영예를 안은 베트남 국적의 쩐티항(33)씨는 2019년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시어머니를 돌보고 있다.

그는 시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가 이자를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갈 처지에 놓이자 친정에서 돈을 빌려 급한 불을 껐다.

한때 낮에는 시어머니와 자녀들을 돌보고 밤마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건강이 나빠졌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로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뒷바라지하고 있다.

다문화도우미 대상에는 이주민 가정 교육을 위한 도서관을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바라카작은도서관이, 효행교육상 대상에는 삼강오륜을 중심으로 효행·예절·인성 교육에 힘쓴 전북 전주 동암고가 선정됐다.

가천문화재단은 1999년 '심청효행대상'을 제정한 이후 심청전의 인물 구성을 고려해 지난해까지 여학생을 수상자로 선정해왔다.

올해부터는 대회명을 가천효행대상으로 바꿔 남학생까지 참가 대상을 넓히고, 효 교육을 장려하는데 힘쓴 학교나 교사를 대상으로 효행교육상 부문도 신설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상패, 가천대 길병원 입원진료비 평생 감액과 100만원 상당의 무료 종합건강 검진권 2장 등 혜택을 제공한다. 수상자 배출기관에는 총 200여만원 상당의 교육 기자재와 홍보비 등을 별도로 지원한다.

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전국에 있는 효자·효부 296명을 발굴해왔다"며 "제24회 가천효행대상 시상식은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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