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명 환영 인파' 태극 전사들에 쏟아진 박수 갈채[영상]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 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7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소속팀으로 복귀한 정우영(알사드), 김승규(알샤밥), 정우영(프라이부르크)를 제외한 나머지 24명의 선수단 전원이 귀국했다.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 선수단을 둘로 나눠 출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그리고 손흥민(토트넘)을 포함한 선수 10명은 도하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으로 한국으로 이동해 16시 30분경 도착했고, 코치 5명과 조규성, 김문환(이상 전북) 등 선수 14명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16시 55분경 한국 땅을 밟았다.

월드컵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한국 축구 대표팀을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운집한 축구 팬들. 인천공항=김조휘 기자
입국장은 선수단을 맞이하기 위해 모인 수많은 취재진과 축구 팬들로 붐볐다. 특히 팬들은 선수단 도착 예정 시간 2시간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선수들을 기다렸다. 현장의 안전을 맡은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1천여 명의 팬들이 운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양천구에서 온 임정훈(28) 씨는 "손흥민 선수가 포르투갈전이 끝난 뒤 마스크를 집어던지면서 포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16강 쾌거를 이룬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장 손흥민의 플레이에 깊은 감명을 받아 그의 유니폼을 들고 공항을 찾았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김효은(17) 씨는 "손흥민 선수가 16강전에서 떨어졌을 때 죄송하다고 했을 때 마음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비록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 대 4로 크게 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의 유니폼을 들고 입국장을 찾은 임정훈 씨. 인천공항=김조휘 기자
선수단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팬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약식으로 환영 행사를 진행했고, 선수들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벤투 감독은 "팬들이 공항에 나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반겨주셔서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면서 "4년 넘는 시간 동안 대표팀과 함께 했는데 항상 응원을 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선수단을 대표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주장 손흥민 역시 "팬들의 응원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월드컵 동안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웃었다. 이어 "한국 축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갈 것"이라며 "많이 응원해 주시면 앞만 보고 달려가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수단은 팬들과 짧은 만남을 마친 뒤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팬들은 마지막까지 선수들에게 큰 박수와 환성을 보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값진 성과를 거뒀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두 번째로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자국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을 포함하면 통산 세 번째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같은 조별 리그 H조에 속한 한국은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1, 2차전에서 1무 1패로 궁지에 몰렸으나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 대 1로 꺾고 기적을 일궜다.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향한 도전은 아쉽게 무산됐다.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만나 1 대 4로 패하며 실력 차를 절감했다. 하지만 백승호(전북)가 0 대 4로 뒤진 후반 30분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려 한국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16강 진출을 이끈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끝으로 한국 축구와 4년여 동행은 마무리했다. 한국에서 신변을 정리한 뒤 조국인 포르투갈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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