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오는 8일과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당내에서 제기됐던 '탄핵카드'는 일단 미뤄두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7일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장관과 관련해 의원들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소추안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임건의안으로 결정된 과정에 대한 질의에는 "(원내 지도부에서) 해임건의안과 관련해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이를 설명 드렸고 전체 의원들이 동의해줬다"라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 개별 발언을 한 의원은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시, 일단 '핼러윈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치른 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을 처리하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통해 여러 문제점이 제기될 것을 감안해 국정조사를 내실 있게 치르고 나서, 그 이후에까지 여전히 사퇴하지 않고 해임을 거부하고 있으면 탄핵소추로 가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의원 다수가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협상 난항을 겪고 있는 예산안 심사와 연계돼 오는 8일 본회의 개최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예산은 예산대로, 해임건의안은 해임건의안대로 해야지 모든 것을 연계시키는 것은 엄청난 하수 중의 하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9일 자정까지가 예산안 처리 기한인 만큼, 8일 오전까지 여야 원내대표간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민주당 단독으로 수정안을 의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마지노선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정부 원안은 상정될 것이다"라며 "원안에 맞서는 수정안을 단독으로 내서 가결시킬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제1야당의 의원들이 모인 총회에서 총의를 모은 안건이 무엇보다 시급한 '민생'이 아닌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라니 개탄스럽다"라고 반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수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소재가 명백히 가려지면 어느 때보다 엄중히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처벌이 따를 것"이라며 "국민께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총의를 모을 시간에 예산안 처리에 집중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계심을 지금이라도 직시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왜 그토록 이상민 장관 해임에 집착하는 것입니까?"라며 "이런 해임건의안은 정당성도 명분도 전혀 없다. 조자룡 헌 칼 쓰듯이 남발하는 해임건의안에 대해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해임건의안에 쏟는 열정과 힘의 반의 반만이라도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에 쏟기 바란다"라며 "제발 이성과 양심을 되찾아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공당의 길로 돌아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