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자 달러 강세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때 1440원을 넘어갔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00원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으며 변동 폭 역시 축소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원·달러 환율이 내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주 3거래일 연속 1290원대를 지키던 원·달러 환율은 6일 다시 상승해 1300원을 재돌파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6.2원 오른 1318.8원에 마감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내자 3거래일 연속 1290원대를 나타내던 환율이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국내외 시장 상황에 따라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초반을 오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한 뒤 달러 약세 흐름이 보다 강해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킹달러 시대'가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92.6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1300원을 밑돌았다. 지난 10월 25일 1440.2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하며 연일 고공행진하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약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연구위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 상당 기간 지속돼 온 미국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안감 등이 완화된 측면이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내년 달러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하락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물가 등 경제지표와 중국의 코로나 대응, 국제 유가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내외 변동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가 내년 1~3분기 점진적인 하락 후 4분기 소폭 반등하는 흐름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달러화 흐름의 핵심은 경기침체 깊이와 연준의 피벗(pivot·정책전환) 여부에 있다"며 "침체 깊이가 얕고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경우 달러화 가치는 하락할 것이며, 침체가 깊고 물가 하락이 더디다면 달러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분기 고점을 확인한 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달러화 하락세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기대보다 미국 고용 및 서비스 경기가 양호해 달러화 하락이 제한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강현주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중국의 리오프닝이 3~4월로 보이고, 이에 맞물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늦어도 내년 2분기면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이러한 예상이 가시화되는 것을 감안하면 2분기 중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들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