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태리월드컵 16강전에서 꿈의 대결이 펼쳐졌다. 남미의 세계적인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것이다. 승부는 후반 막판에 갈렸다. 디에고 마라도나의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받은 '바람의 아들' 클라우디오 카니자가 결승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두 나라는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32년 만에 꿈의 대결이 다시 펼쳐질까.
아르헨티나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선제골을 발판삼아 호주를 2-1로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일격을 맞았던 아르헨티나는 이후 연승 가도를 달리며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되찾았다.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브라질도 8강에 안착했다. 6일 한국과 16강 맞대결에서 4-1로 크게 이겼다.
브라질은 조별리그에서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100%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상을 딛고 돌아온 네이마르를 필두로 풀전력에 가까워진 브라질은 강력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발목을 다쳤던 네이마르는 16강전에서 복귀해 이번 대회 첫 골을 신고했다. 메시와 마찬가지로 카타르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네이마르에게도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올해 토너먼트 대진은 매우 흥미롭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나란히 10일에 8강전을 치른다.
아르헨티나는 루이 판 할 감독을 중심으로 '실리 축구'를 펼치는 난적 네덜란드를 상대한다. 브라질은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을 제압한 2018년 러시아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4강 진출을 노린다.
만약 두 나라가 모두 8강 관문을 넘어선다면 4강 무대에서 만나게 된다. 남미 최강국 간의 월드컵 맞대결이 무려 32년 만에 펼쳐지게 된다.
두 나라는 1974년 대회와 1990년 대회 사이에 총 네 차례 만났다.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에 2승 1무 1패로 앞서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1990년 대회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는 유일한 맞대결 승리를 거뒀다.
두 나라는 메시와 네이마르라는 슈퍼스타의 마지막 월드컵을 반드시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처음이자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브라질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대회는 2002년 한일월드컵이다. 브라질은 카타르에서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