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황태자다. 벤투 감독 부임 후 태극마크를 달았고, 줄곧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부진할 때는 "황인범을 왜 쓰냐"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황인범은 벤투 감독의 믿음에 실력으로 보답했다.
황인범은 6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브라질에 1대4로 패한 뒤 "너무 감사한 분이다.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너무 감사한 분"이라면서 "사실 외부에서 말들이 많았다. 황인범이라는 선수를 왜 쓰냐, 저 선수를 도대체 뭘 보고 쓰냐, 무슨 인맥이 있길래, 무슨 관계이길래 쓰냐,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감독님이었다면 흔들릴 수도 있었을 텐데 나를 믿어줬다. 감독님으로 인해 앞으로 더 큰 꿈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카타르월드컵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들 사이에서도 자기 기량을 발휘했다.
16강에서 최강 브라질에 패해 탈락했지만, 벤투 감독과 함께 보낸 4년은 행복이었다.
황인범은 "결과는 아쉽지만, 후회는 남지 않는다. 이번 경기만 놓고 보면 크게 패했지만, 지난 4년 동안 팀을 흔드는 말이 많았음에도 내부적으로 잘 뭉치고, 서로를 믿고 해왔다. 그 결과 포르투갈전을 비롯한 3경기에서 어느 정도 보상을 받았다 생각해서 후회는 전혀 남지 않는다"면서 "다음을 준비하려면 많은 것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모든 부분에서 더 발전을 해야 이번에 느낀 행복감을 국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타일 부분도 그렇겠지만, 그 외적으로 여러가지가 발전해야 할 것 같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더 많은 것이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인범은 지난 6월 브라질과 국내 평가전에서 1대5로 패한 뒤 큰 자극을 받았다. 스스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브라질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황인범은 "그 때와 다를 거라는 기대감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모두 준비했다. 하지만 그 때도 그렇고 오늘도 전반에 실점을 계속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끌고간 것이 가장 아쉽다"면서 "전반을 어떻게든 무실점으로 버텨냈다면 결과가 달라질 확률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6월 경기를 동기부여로 삼고 경기에 임했지만,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초반 실점이 계속 나오면서 밸런스가 무너졌고, 계속 공수전환을 수직적으로 하면서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3경기를 치러서 그런지 많이 힘들었다"면서 "이번 결과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어떤 강팀과 붙어도 배운 것을 토대로 잘 다져나간다면 조금씩 갭을 좁혀갈 수 있다. 브라질이라는 세계적인 팀과 똑같은 레벨에 도달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모두 알 것이다.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