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선수 대표로 참석한 치아구 시우바(첼시)에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한국과 만나는 모든 국가가 겪는 통과의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우바는 "개인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명단을 확인한 뒤 3명을 꼽았다. 1명은 당연히 손흥민, 또 1명은 스페인 라리가에서 뛰는 이강인(마요르카)이었다.
나머지 1명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었다. 시우바는 "6번"이라고 콕 짚어 황인범을 언급했다.
황인범은 벤투호의 황태자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태극마크를 달았고, 카타르월드컵 전까지 A매치 37경기를 소화했다. 53경기 중 해외 진출로 합류하지 못한 경기를 뺀다면 사실상 붙박이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월드컵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36.27km를 뛰었다. 경기당 12km를 뛴 셈이다. 무서운 활동량이다. 볼을 받기 위한 움직임도 202회로 최다였다.
정교함까지 갖췄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192개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또 파이널 서드(경기장을 세 구역으로 나눴을 때 가장 위 공격 구역)로의 패스를 89회 시도하며 스페인 페드리(FC바르셀로나, 100회), 아르헨티나 호드리고 데 파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97회)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89번의 시도 중 61개를 성공했다.
숫자로 보는 것처럼 브라질도 황인범의 존재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시우바는 "한국의 미드필더는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패스도 굉장히 빠르다. 특히 역습 때 매우 빠르다"면서 "손흥민, 6번, 이강인은 기술적으로 뛰어나다. 이름을 정확하게 읽을 수 없지만, 기량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과 붙은 적이 있어 얼마나 잘하는지도 안다"고 강조했다.
황인범도 브라질전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1대5로 크게 패한 아픈 경험 때문이다.
황인범은 포르투갈전 승리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브라질전은) 터닝 포인트였다. 너무 많은 좌절감을 느꼈다. 다시 붙으면 경직되지 않겠다. 모든 것을 쏟아내면 충분히 좋은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