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전 종료 휘슬이 울리고 약 8분 정도를 기다렸습니다. 우루과이-가나전이 끝나자 선수들은 환호했습니다. 나란히 1승1무1패 승점 4점, 그리고 골득실도 0으로 같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다득점에서 4골(우루과이 2골)로 앞서며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사실 기사를 쓰면서 '기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습니다. 자력 진출이 불가능했기에 극적인 연출이었던 것은 분명했습니다. '기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우루과이의 마지막 프리킥 장면은 아찔했으니까요.
하지만 숫자를 살펴보면 16강 진출이 그저 '기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제시할 숫자들은 통계전문 풋몹, 옵타, 풋볼레퍼런스 등을 참고했습니다.
한국 축구는 4년을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맡겼습니다. 웃기도, 울기도 했지만, 오롯이 벤투 감독과 함께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했습니다. 이런 월드컵 준비는 처음이었죠. 그렇게 4년의 시간은 16강이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한국 축구의 조별리그 3경기 점유율은 53.5%(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하는 점유율에는 경합이 따로 있어서 점유율이 더 낮습니다)였습니다. 전체 13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점유율이 50%를 넘었습니다.
경기당 유효슈팅도 4.3개로 전체 11위였습니다. 파이널 서드(경기장을 세 구역으로 나눴을 때 가장 위 공격 구역) 소유 성공은 경기당 6회로 전체 7위, 정확한(Accurate) 크로스는 경기당 7.2회로 전체 2위, 정확한 롱볼은 경기당 33회로 전체 6위에 자리했습니다.
끝이 아닙니다. 정확한 패스는 경기당 390.5회로 15위, 빅 찬스 창출은 경기당 4회로 전체 10위였습니다. 공격 부문 모든 수치에서 16강에 들 만한 숫자를 보여줬습니다.
수비 부문 수치는 하위권입니다. 예를 들면 인터셉션은 경기당 6.7회로 전체 24위, 골키퍼의 세이브는 경기당 2.0회로 20위네요. 태클 성공은 경기당 7.0회로 27위입니다. 수비 부문 수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그만큼 공을 더 점유하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쳤다는 의미겠죠.
개인 기록도 훌륭합니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3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하면서 파이널 서드 지역으로 패스를 89회 시도했는데요. 스페인 페드리(FC바르셀로나, 100회), 아르헨티나 호드리고 데 파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97회)에 이은 3회입니다. 89개의 시도 중 61개를 성공시켰고요.
카타르월드컵의 스타죠. 조규성(전북 현대)은 공중볼의 황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공중볼 경합에서 18번을 공을 따내 1위에 올랐습니다. 2위는 에콰도르 마이클 에스트라다(크루즈 아줄)의 13회입니다. 특히 조규성은 우루과이와 1차전에 교체 출전해 196분(추가시간 제외)만 뛰고 남긴 기록입니다.
이처럼 숫자도 말해줍니다. 한국의 16강 진출은 기적이 아니라고,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