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대1 승리.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눈물을 흘렸다. 손준호(산둥 타이산)와 이강인(마요르카)은 캡틴을 다독였다.
조별리그 성적은 1승1무1패 승점 4점.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 우루과이가 2대0으로 앞서고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은 10분이 주어졌지만, 전반에도 추가시간 9분이 주어진 탓에 한국의 경기 종료 후 약 8분이 남아있었다. 우루과이가 골을 추가하면 골득실에서 밀리는 상황.
선수들은 센터 서클로 모였다. 어깨동무를 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우루과이-가나전의 결과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1년 같은 8분이 지난 뒤 선수들은 환호했다. 16강 진출이었다.
선수들은 믿음이 있었다.
동점골 주인공 김영권(울산 현대)은 "선수들은 믿고 있었다. 이 정도 했으면 16강에 올라가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했다. 16강에 못 올라가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결승골을 넣은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역시 "우리는 이미 16강에 갈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상태였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기다렸다. 기대한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고 웃었다.
8분은 너무나도 길었다. "우리가 떨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16강 진출을 기다렸지만, 시간은 너무나도 더디게 흘렀다.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는 "이렇게 시간이 안 갈 수도 있구나 싶었다. 1초, 10초가 길게 느껴졌다. 우루과이의 찬스가 나올 때마다 우리 찬스보다 더 떨렸던 것 같다"고 말했고, 손준호 역시 "정말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1분이 1시간 같았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빨리 끝나라, 끝나라 하는데 절대 안 끝나는 느낌이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규성(전북 현대)은 "계속 새로고침을 하면서 몇 분 남았는지 봤다. 마지막 우루과이 프리킥 때 너무 떨렸다. 끝나고 다들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놓았다.
너무나도 길었던 8분 동안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캡틴'이었다.
손흥민은 "우리는 정말 올라갈 자격이 있다는 말을 많이 했다. 다들 긍정적이었다"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보면서 상황을 이야기해주는데 나는 내가 할 말만 하기 바빴던 것 같다. 너희가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만 계속 했다.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기쁜 마음으로 가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