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민은 미등록 체류자를 포함해 약 25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다문화사회에 접어든 만큼, 이주민 사역에 대한 중요도도 커지고 있는 데요. 안산제일교회가 목회데이터연구소와 함께 이주민 종교 생활실태를 조사하고 이주민 선교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안산제일교회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국내에 거주하는 10개 나라 이주민 4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교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국에서 종교를 가진 이들은 47.4%였는데, 한국으로 이주한 후에는 33.7%로 13% 가량 줄었습니다.
특히, 불교가 21.4%에서 12.2%로 크게 줄었고, 개신교와 천주교, 이슬람 등도 소폭 감소했습니다.
인하대 오경석 교수는 "이주민들의 출신 국가에선 종교가 강한 구속력을 갖고 있지만, 이주 후 새로운 환경에서 전반적으로 매우 낮은 종교율을 보이는 것은 오늘날 종교의 기능이 상당히 약화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이주 확대는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으로 나타난다"며 교회가 더욱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경석 / 인하대 정책대학원 이민다문화학과]
"한국의 종교 관련된 제도나 종교시설들이 이분들이 갖고 있는 종교적 욕망을 충족 시켜줄 만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이들이 한국에서 종교 생활을 하는 이유는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위해서'가 43.2%로 가장 높았고, '구원 혹은 해탈을 위해서'와 '생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종교의 본질적인 요소보단 외롭고 고단한 삶에 대한 종교적 위로와 평안이 이주민들에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단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 종교 시설을 방문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엔 '가족의 권유/안내'가 28.7%, '평소 알고 있는 이주민의 권유/ 안내'가 25.4%로 가장 높았습니다.
[김진양 부대표 / 목회데이터연구소]
"자신들이 믿는 신에 대한 예배 기능도 필요하겠지만, 이들에겐 한국생활의 고단한 삶에 안식을 줄 수 있는 쉼과 즐거움을 주는 환영과 환대와 위로의 메시지가 더욱더 필요하다…"
한편, 종교 시설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가장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묻는 질문엔 자국민 사귐이 48.6%로 가장 높은 응답율을 보인 반면, '노동 조건에 대한 상담', '경제적 도움', '의료 도움', '일자리 정보' 등은 한 자리 수에 머물렀습니다.
안산제일교회 선교위원회 담당 한지훈 목사는 "이주민 사역을 통해 이주민들은 종교시설에서도 생활에 밀접한 문제에 대한 도움을 얻기를 원하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주민들에겐 종교적 접근 뿐만 아니라 삶의 자리 전반을 돌보는 통전적 선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임금 체불과 산재 문제에 대한 법률 서비스, 의료 지원, 자녀 교육 등 이주민들의 결핍과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들을 확대해 나갈 것을 제안했습니다.
[한지훈 목사 / 안산제일교회 선교위원회 담당]
"커뮤니티 제공이나 한국어 교육이나 노동 문제 해결 등 밀접한 문제들이 필요하구나. 우리가 그것들을 파악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디아스포라에게 다가갈 때는 관계전도와 노방전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종교적 접근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의 자리를 돌보는 통전적 선교를 우리가 해야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해 볼 수가 있습니다."
한편, 향후 종교를 가질 의향이 있는 비종교인 이주민들에게 어떤 종교를 가질 것인지 물어본 결과 44%가 개신교를 믿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교회가 더욱 적극적인 이주민 선교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현] [영상편집 서원익] [그래픽 박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