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강두→한반두' 호날두, 韓 16강 특급 도우미로 이미지 변신?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교체 아웃되던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대표팀 조규성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밉상으로 남아 있는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단숨에 호감형 인물로 올라섰다. 12년 만의 한국 축구의 원정 월드컵 16강에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한국은 3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 리그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 대 1로 꺾었다. 같은 조 같은 시각 가나를 2 대 0으로 누른 우루과이와 1승 1무 1패 동률을 이뤘다.

골 득실에서도 한국은 우루과이와 같은 0이었지만 다득점에서 2점 앞서 조 2위를 차지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호날두는 이날 '본의 아니게' 한국 승리에 일조했다. 한국은 0 대 1로 뒤진 전반 27분 김영권의 왼발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흐르자 골문 앞에 있던 김영권이 그대로 넘어지면서 환상적인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호날두의 어시스트나 다름이 없었다.

이후에도 호날두는 한국에 도움을 주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42분 비티냐의 중거리슛을 한국 골키퍼 김승규가 쳐냈는데 골문 앞에 있던 호날두 쪽으로 떨어졌다. 몸을 날린 김승규가 골문을 어쩔 수 없이 비운 상황. 그러나 호날두의 헤더는 어이 없이 골문 밖으로 향했다. 이게 들어갔다면 한국은 16강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호날두의 헤더가 빗나가는 바람에 한국은 후반 극장골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결국 후반 추가 시간 황희찬이 주장 손흥민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16강 진출의 축포를 쐈다.

호날두는 2019년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으로 K리그 올스타와 친선전에 출전하지 않아 한국 팬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벤치만 지켰는데 관중이 자신을 연호하는 상황에서도 팬 서비스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 팬들은 호날두에 대해 '날강두'라며 날선 비난을 날렸다.

하지만 이날 한국의 16강 도우미로 활약한 호날두에 대해 팬들의 반응이 다소 달라졌다. 국내 팬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호날두가 '노쇼'와 관련한 행동을 사과를 한 것 아니냐"는 글을 올렸다.

여기에 네티즌은 호날두와 한반도를 합성한 '한반두'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였다. 또 호날두에게 대한민국 주민등록증도 합성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국민 밉상이었던 호날두가 그나마 이미지를 바꾸게 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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