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는 그냥 날강두죠" 손짓의 주인공은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보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합뉴스
1대1로 맞선 후반 20분.

한국과 포르투갈이 동시에 교체 카드를 썼다. 먼저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포함해 3명의 선수를 바꿨고, 이어 한국은 이재성(마인츠)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을 투입했다. 그런데 교체 과정에서 호날두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경기 후 포르투갈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한국 선수가 저리 가라는 식으로 손짓을 해서 호날두가 기분 나빠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짓의 주인공은 조규성(전북 현대)이었다.

조규성은 호날두가 그라운드를 늦게 빠져나가자 손가락으로 벤치를 가리키면서 "빨리 나가라"고 외쳤다. 이에 호날두는 조용히 하라는 손짓과 함께 포르투갈어로 욕설을 날리고 벤치로 물러났다. 호날두가 나가자 조규성은 박수를 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조규성은 3일(한국시간)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해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호날두가 교체될 때 빨리 나가라고 했는데 포르투갈어로 욕을 했다. 포르투갈 선수들과 많이 티격태격했는데 일부러 그런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날두는 그냥 날강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날강두는 2019년 유벤투스 소속으로 방한한 뒤 팀 K리그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호날두에게 국내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조규성. 연합뉴스
조규성은 경기 내내 최전방에서 격한 몸 싸움을 펼쳤다. 쉴 새 없이 공중볼 경합을 펼쳤다. 후반 종아리에 쥐가 날 정도. 하지만 전방에서의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2대1로 역전한 후반 추가시간 3분에서야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과 교체됐다.

조규성은 "후반부터 종아리에 쥐가 났는데 내가 뛰지 않으면 후방이 힘들어지기에 끝까지 뛰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큰 대회라 리그에서보다 몸에 무리가 더 빨리 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6강 상대는 브라질이다. 믹스트존 인터뷰 때는 브라질-카메룬전이 끝나지 않은 시점이라 16강 상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은 지난 6월 A매치에서 2대6 대패의 아픔을 안겨준 악연이 있다.

특히 조규성은 1골만 더 넣으면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월드컵 3골을 기록하게 된다.

조규성은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크게 졌었다. 하지만 월드컵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늘 기적을 보여준 것처럼 부딪혀보고 끝까지 싸워봐야 안다"면서 "공격수는 당연히 골로 보여줘야 한다. 다만 팀에 (손)흥민이 형, (황)의조 형, (황)희찬이 형 등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전방에서 더 많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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