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에서 만나자'는 이강인(21·마요르카)과 구보 다케후사(21·레알 소시에다드)의 약속이 조금씩 지켜지고 있다.
한국은 2일 오후(현지 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2 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강인은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출장해 0 대 1로 뒤지던 후반 한국의 동점골을 도왔다.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공이 상대 수비에 맞고 골문 앞으로 떨어졌고 김영권이 놓치지 않고 밀어 넣었다.
결국 한국은 후반 정규시간 종료 직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역전골에 힘입어 짜릿한 2 대 1 승리와 함께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날 일본도 스페인을 상대로 2 대 1 역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 대표팀에는 이강인의 친한 친구이자 동료였던 미드필더 구보가 뛰고 있다. 앞서 구보는 16강 진출 후 한국과 이강인을 향해 16강 진출을 기원한 바 있다.
이강인은 포르투갈전 후 구보와 관련된 질문에 "한국 분들이 일본에 좀 예민한 부분이 있다"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하지만 저는 제 친구(구보)가 있고 그 친구가 저한테 도움도 많이 주고 했기 때문에 그 친구가 꼭 잘 되길 바랄 뿐이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오늘 연락을 했었는데 구보가 '꼭 경기 이겨서 8강에서 보자'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H조는 같은 시간 경기를 치렀다. 한국이 포르투갈에 먼저 승리를 거머쥔 상황. 우루과이와 가나는 긴 후반 추가시간을 소화 중이었다.
우루과이가 2 대 0으로 앞서고 있었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야만 한국이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벤투호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우루과이와 가나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이강인은 "한국에서 응원하신 팬분들의 분위기랑 느낌이 비슷했을 것 같다"며 "'최대한 빨리 끝나라, 끝나라'하는데 절대 안 끝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16강에 진출해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다음 경기도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